“인플레 잡히나” 생산자물가 27개월 만에 최소 상승폭

1년 전보다 1.6%↑…농산물·도시가스 내려

2024-05-25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4월 생산자 물가가 넉 달 만에 하락했다. 농산물,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 등이 내렸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51(2015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3월(120.59) 대비 0.1% 낮은 수준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 올초부터 석 달 연속 올랐다가 4월에 내렸다. 생산자물가지수는 1년 전(2022년 4월)과 비교하면 1.6%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 2021년 1월(0.9%) 이후 27개월 만에 최소다. 전년동기대비 생산자물가 상승폭은 10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전월 대비 품목별 등락률을 살펴보면 농림수산품은 1.8% 내렸다. 양파, 풋고추 등 출하량이 늘면서 농산물이 5.5% 하락했다. 수산물은 2.3%, 축산물은 1.1% 올랐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 역시 2.8% 하락했다. 산업용도시가스가 큰 폭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공산품은 0.2% 상승했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가 0.6% 내렸다. 제1차금속제품은 0.6%, 화학제품 0.3% 올랐다. 서비스도 3% 상승했다. 음식점·숙박과 금융·보험이 각각 0.8% 올랐기 때문이다. 운송은 0.5%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하락 폭이 컸던 품목은 양파(-26.4%), 풋고추(-42.5%), D램(-16.0%), 산업용도시가스(-20.8%) 등이다. 반면 돼지고기(7.4%), 멸치(13.6%), 어묵(4.9%), 한식(0.6%), 호텔(5.5%) 등은 상승했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환율 등 주요 변수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며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이 이달 16일부터 인상됐지만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은 LNG 가격 하락 영향으로 인하될 예정이라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이날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금리를 3연속 동결했다. 물가는 한풀 꺾였지만 안팎으로 경기가 침체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초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경상수지는 올해 1분기 44억6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분기만 놓고 보면 11년 만에 적자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6.1%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 회복이 더딘 가운데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에 따른 수출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