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자 몰린 카드리볼빙 잔액 눈덩이

차주 상환능력 악화하며 올해 1조 원 가까이 늘어

2023-05-29     홍석경 기자
신용카드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잔액이 올해 들어 1조 원 가까이 늘었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지만, 이자가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가까워 부담이 크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하면서, 다중채무자가 많은 카드사의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롯데·우리·하나·현대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해 4월 리볼빙 잔액은 7조1729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작년 4월(6조2740억 원)과 비교했을 때, 1조 원 가까이 늘었다. 카드사별로는 삼성카드의 지난달 말 리볼빙 이월 잔액이 1조3027억원으로 전달보다 309억원(2.43%)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신한카드는 1.39% 늘어난 1조5422억원, 국민카드는 1.74% 증가한 1조4410억원이었다. 우리카드(4329억원)와 하나카드(4453억원)도 각각 1.9%와 1.68% 늘었다. 리볼빙 잔액이 늘어나는 배경은 당장 카드값을 갚기 어려운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카드사들도 연체율도 악화했는데, 올해 1분기 카드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 카드사의 연체율은 대부분 1%를 넘겼다. 카드사별로 연체율을 보면 신한카드(1.37%), 삼성카드(1.10%), KB국민카드(1.19%), 롯데카드(1.49%), 우리카드(1.35%), 하나카드(1.14%) 등이다. 이밖에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론 잔액도 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34조1210억 원으로, 작년 말(33조6450억 원)보다 4760억 원 늘었다. 연령별로는 50대의 카드론 잔액이 10조9950억 원으로 40대(10조9210억 원)를 넘어 가장 잔액이 많았다. 2019년 말 기준 29조 원대였던 카드론 잔액은 2020년 말 32조 원, 2021 년·2022년 33조 원대, 올해 1분기 34조 원대로 50∼60대를 위주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을 받는 고객 다수가 다중채무자인 만큼 당분간 업계 전반적으로 긴장감을 갖고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