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매카시, 부채한도 협상 최종 합의…31일 추인 절차

마라톤 통화 끝에 한도 상향 원칙적 합의 바이든 "좋은 소식…최악 위기 막아" 공화·민주당 강경파 반발 최대 변수

2024-05-29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미국의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시한을 8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부채한도 상향 협상에 최종 합의했다. 양측은 2024년까지 2년간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대신, 2024 회계연도 지출은 동결하고 2025년에는 예산을 최대 1%만 증액하는 상한을 두기로 했다. 다만 합의안이 공화당 강경 보수는 물론, 민주당 강경 진보로부터 지지받지 못하고 있어 오는 31일 의회 표결에서 양측 강경파 반발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매카시 하원의장과 통화를 마치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좋은 소식이 있다. 이번 협상안 타결로 최악의 위기인 미국 역사 첫 디폴트를 막았다"며 "파국적인 디폴트 위협을 테이블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중요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합의안은 재앙적인 디폴트 위협을 제거하고 어렵게 얻은 경제 회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전날 한 시간 반가량 긴 통화 끝에 부채한도 상향 협상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양측은 다음 대선을 포함하는 2024년까지 2년간 부채한도를 상향하되, 2024 회계연도 지출은 국방비를 제외한 재량 지출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한다. 2025년에는 예산을 최대 1%만 증액하는 상한을 두기로 했다.  잠정 합의안에는 △미사용 코로나19 관련 예산 환수 △일부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허가 절차 신속화 △저소득층 식량 지원 프로그램 수혜자에 대한 근로 요건 추가 등도 포함됐다. 합의안이 마련됨에 따라 의회는 72시간의 법안 숙려 기간을 거쳐 오는 31일 추인 절차에 들어간다. 다만 합의안이 공화당 강경 보수와 민주당 강경 진보로부터 지지받지 못하면서 양측 강경파 반발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공화당은 222 대 213으로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51 대 49로 상원을 장악하고 있다. 각 정당의 강경파가 반대한다면 양측 온건파가 법안을 지지해야 과반수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 켄 벅 공화당 하원의원은 "기본적인 사실은 미국이 2025년 1월에는 350조달러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의회 진보 모임 회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도 CNN에 출연해 "민주당 의원들은 현재 백악관을 지켜보고 있다"며 "그들은 우려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양당의 온건파로부터 충분한 표를 얻은 만큼 통과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원이 합의안을 통과시키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매카시 의장이 필요한 표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도 "이 합의안은 공화당원 과반수가 찬성할 수 있는 강력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부채한도 합의안을 강하게 비판해온 당내 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 소속인 칩 로이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무부는 당초 다음 달 1일로 경고했던 연방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 시한을 5일로 수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