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문제는 금리… 물량 많아도 시장 활성화 역부족
고금리 여전해 서울 및 수도권 등만 분양 전망, 옥석가리기 심화 분양권 전매 등 규제 풀렸지만… 양도세·실거주 등 규제는 여전
2023-05-29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부동산 규제를 해제하고 나섰지만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계속되는 중이다.
29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77.7로 전월(85.2) 대비 7.5포인트(p)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전월 86.5에서 이달 94.9로 올랐고, 수도권도 86.3에서 89.1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지방은 85.0에서 75.3으로 지수가 떨어졌다. 부동산 규제완화로 수도권 아파트의 분양시장 전망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지방은 다시 악화되는 모습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하반기 수도권 등은 상승 반전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비수도권은 미분양 물량이 문제로 남아 있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올해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얼투데이에 의하면 지난 4월 12일 기준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5.95대 1이었다. 서울은 722가구 모집에 3만9025명이 몰려 평균 54.0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전북·충남·제주·전남·울산·대구·경북은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 지방은 오랜 기간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쌓이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고 시중은행 금리가 낮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대출 이자부담도 높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지방 미분양 물량은 6만1070가구로, 전국(7만2104가구)의 84.8%를 차지했다. 이에 미계약 물량 소진을 위해 무순위 청약이나 선착순 계약, 할인 분양에 나서는 단지도 속출했다. 서울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이 1·3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청약 자격과 대출 여건 등이 대폭 완화되고, 전매제한 기간도 최장 3년으로 줄면서 청약신청이 집중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가 해제된 지난달 7일부터 이달 7일까지 한 달 간 분양권 거래는 총 949건(입주권 제외)으로, 이는 전년동기 391건에 비해 142% 늘어난 수치다. 앞서 정부는 최장 10년이던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최장 3년으로 단축시켰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공공택지와 규제지역은 3년, 과밀억제권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됐다. 이에 수도권 120개 단지 12만가구의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전매제한 기간이 단축됐음에도 분양가상한제 대상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 폐지 조항을 담은 주택법 개정이 지연되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와 단짝인 실거주의무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전매제한 완화효과를 다 잡아먹어 버렸다”며 “전매가 허용돼도 실거주의무가 살아있으면 실질적으로 분양권을 팔 수 없고 전매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매제한이 풀리는 단지들의 분양권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실거주 의무와 분양권 단기 양도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시장 활성화에는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30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 폐지를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 등을 심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