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회장님이 ‘강추’했던 ‘코코이찌방야’ 성적표는?

2009-09-29     류세나 기자

신춘호-손욱 회장 전폭적인 지지에도 ‘직원식당’ 신세
‘쥐머리깡’∙ ‘바퀴벌레 라면’ 등 여파로 외식업까지 ‘저조?’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출범 2년째를 맞은 농심(주)의 일본식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가 때 아닌 '매출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손욱 회장이 뜻을 모아 야심차게 내 놓은 외식사업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농심의 코코이찌방야는 평소 식품업체와 외식산업의 연관성을 중요하게 여겨왔던 신춘호 그룹회장, 손욱 농심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결합돼 탄생한 농심의 첫 외식업 진출작이다. 하지만 두 회장님들의 든든한 후원에도 불구하고 코코이찌방야의 매출실적은 눈에 띨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부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농심은 지난 2007년 외식사업 진출을 위해 일본의 식품기업 ‘하우스식품’ 과 일본 내 카레 전문 외식기업 ‘이찌방야’와 손잡고 ‘한국카레하우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3월 코코이찌방야 현지법인 직영점인 강남 1호점 오픈에 이어 종로2호점, 농심 직영 본점인 보라매점을 열고, 최근에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4호점을 열고 영업을 개시했다. 오는 2015년까지 전국에 50여개의 가맹점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 신대방동 농심 사옥 성무관에 자리 잡고 있는 본점의 경우, 매장 매출의 상당부분을 농심직원들이 올려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농심 직원식당’으로 불릴 정도라고.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업에 처음 뛰어들어서 그런지 의욕은 충만해 보인다”면서 “하지만 점포수를 늘리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고, 이렇다 할 매출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업계 일각의 이같은 시각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지난 8월 한 달간 강남∙종로∙보라매 등 3개 매장을 찾은 고객의 수는 3만7천여명이다. 이를 각 매장별로 나누면 하루 평균 411여명의 고객이 방문한 셈”이라며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할 정도인데 경영난이라니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기자가 29일 낮 12시20분께 서울 보라매 본점(80석)을 찾았을 당시, 매장의 절반  가량만 채워져 있어 ‘줄줄 서서 기다려야한다’는 관계자의 전언을 무색케 했다. 

일각에서는 농심 코코이찌방야가 시장에서 손꼽히는 외식업체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데는 출범한 지 이제 갓 2년이 지난 신생업체라는 점도 있지만 심심치 않게 불거져 나오는 농심의 이물질 논란도 이에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8일 민주당 최영희 의원에 의해 공개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소비자 이물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접수된 113개 업체에 대한 1천126건의 소비자 신고 중 농심이 88건을 기록, 농심은 이물질 신고 최다 업체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또 지난해에는 농심의 대표스낵인 새우깡에서 쥐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돼 일명 ‘쥐머리깡’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해진 바 있다. 당시 농심은 이 사건으로 과자매출이 30~40% 가량 급감했다. 지난 7월과 9월에는 농심에서 제조된 라면에서 바퀴벌레와 사마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같은 전후 사정 때문에 농심의 이물질 논란으로 코코이찌방야 매출에까지 타격을 미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외식사업과 식품사업의 공정∙제조 관련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하며 “농심에서 생산되는 라면이 전체 라면시장의 70%를 차지한다. 때문에 소비자피해접수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