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금융첨병VC] ‘김종필 효과’ KB인베 운용자산 2조 훌쩍

1분기 VC부문 AUM 2조원대…취임한지 5년 만에 5배 ‘껑충’

2024-05-30     김경렬 기자
김종필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스타트업 투자 및 창업 생태계 조성 등 KB금융그룹의 혁신 전략은 KB인베스트먼트에서 시작한다.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1분기 VC부문 운용자산(AUM) 2조원을 넘어섰다.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취임한 후 5년 만에 약 5배 성장한 수준이다. KB인베스트먼트의 VC부문 AUM은 4대 금융지주 중 단연 선두다. 최근 3년 동안 여타 금융지주는 벤처캐피탈회사(VC)를 인수하면서 강력한 플레이어로 등판했지만, KB인베스트먼트와 몸집을 비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KB인베스트먼트는 ‘금융지주 최초’, ‘국내외 벤처투자 선봉장’ 등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2018년 3월 김종필 대표가 KB인베스트먼트의 방향타를 잡았다. 김 대표는 한국투자파트너스에 17년 간 근무하며 최고투자전략가(CIO·부사장)에 올랐던 산업 전문가다. 은행원이 아닌 업계전문가 출신이 금융그룹 VC하우스 수장으로 자리한 일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혁신금융을 향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의지가 ‘인사 혁신’으로 시작된 셈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혁신 금융 뱃머리에 서있다. 김 대표는 “오랫동안 KB금융그룹 차원에서 혁신 금융을 강조해왔다. KB인베스트먼트는 그룹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며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혁신 금융에 대해선 4대 금융그룹 중에서 ‘제일 먼저, 제일 크게’ 투자 AUM을 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정부가 선정한 TIPS 운영사다. TIPS는 기술 아이템을 보유한 창업팀을 정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김 대표 취임 후 TIPS 프로그램에 발탁된 업체는 30곳이 넘는다. ‘바로팜’, ‘서울로보틱스’, ‘리빌더AI’, ‘아스트론시큐리티’ 등이 대표적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KB파운더스클럽(KBFC)’을 필두로 초기 투자부터 Growth(성장단계), PE(프라이빗에쿼티‧사모투자전문회사)까지 아우르는 펀드 라인업과 투자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100여건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로 신성장산업 내 우량기업 중심으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에는 정부 신성장4.0 전략에 부합하는 AI, 바이오, 클라우드 업체 등이 포진해 있다. 이중 ‘메가존클라우드’는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에 올랐고, ‘바로팜’은 아기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에 등록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KB금융의 해외 진출 전략을 구체화했다. 김 대표는 취임 첫 해 글로벌투자그룹을 신설하고 동남아 및 인도투자전문가를 영입했다. 이듬해(2019년) 2200억원 규모 글로벌플랫폼 1호를 조성했다. 해외 현지 운용사와 협력해 Co-GP(공동 운용사) 펀드도 만들었다. Centauri 펀드 ‘MDI ventures-인도네시아’와 Hibiscus 펀드 ‘RHL ventures-말레이시아’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 취임 전 연간 투자액의 10%에 불과했던 해외투자 비중은 30%(2019~2022년 평균) 수준으로 올라섰다. 올해는 2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글로벌플랫폼 2호를 통해 현지 장악에 나선다. MDI Ventures와 운영해 성과를 냈던 Centauri펀드(인도네시아)의 후속펀드도 결성할 예정이다. Centauri펀드는 인슈어테크 업체 ‘Qoala’, 디지털보험 및 소액대출 플랫폼 업체 ‘Cermati’ 등에서 3배 이상의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다. 인도에서는 새로운 Co-GP 펀드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인도 현지에서 중고차 거래플랫폼 업체 ‘Spinny’, 온라인 e-Pharmacy 업체 ‘PharmEasy’ 등에 투자해 4배 넘는 투자 성과를 기록,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으로도 뻗어 나갈 계획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 VC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중심지인 미국 보스턴에 지사를 설립할 방침이다. 지난 2021년 미국 투자회사인 RMG와 올해 결성한 ‘RMG-KB바이오엑세스펀드’와 올해 3월 조성한 글로벌플랫폼펀드 2호를 활용해 미국 현지 바이오 벤처회사 투자에 나선다. 국내와 미국 간 제약사와 투자사를 연결하는 거점 역할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