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업‧구직자 ‘엇박자’… 고용·취업 포기 늘었다
지난해 ‘미충원 인원’ 18만5000명 IT·첨단산업 중심 일자리 증가 전망
2024-05-30 김혜나 기자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중소기업의 ‘미스매치’(수급불균형)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중소기업계의 '미스매치' 원인은 기업 수요와 구직자가 원하는 조건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기업 측은 필요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하고, 구직자는 근로조건이 맞지 않아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은 주로 단순 제조업과 연구업무 기반으로 인문계의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산업과 인력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21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를 살펴보면, 문과 계열은 △인문계열 58.2% △사회계열 63.9% △교육계열 63% △자연계열 65% △예체능계열 66.6%로 평균 취업률을 하회했다. 반면 이과 계열 중에서도 취업률이 높은 의약계열과 공학계열은 각각 82.1%와 69.9%로 평균 취업률 67.7%를 상회했다. 통계청의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의 전국 연령별·전공계열별 취업자 및 고용률 조사 결과, 지난해 하반기 평균 고용률은 76.6%였다. 문과 계열은 △인문학 67.6% △교육 69.6%로 가장 낮았다. 반면 이과 계열에선 △정보통신기술 81.4% △공학·제조 및 건설 84.9%로 가장 높았다. 기업 역시 구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소기업의 ‘빈 일자리’는 갈수록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충원 인원은 18만5000명이었다.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이 중 중소기업의 미충원율은 93.7%에 달했다. 특히 운수·창고업은 51.4%, 제조업은 28.7%의 높은 미충원율을 보였다.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는 9만7000명 줄어 넉 달째 감소세다. 반면 최근 각광받는 정보기술(IT)업계와 첨단산업 분야의 인기는 증가하고 있다. 청년 인재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다. 전 산업 분야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문과계열 졸업생이 많이 지원했던 금융권 역시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일반부문 채용보다 디지털·ICT 계열 채용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빈 일자리가 발생하는 운송업과 전통제조업 분야는 일반적으로 청년 구직자들이 크게 선호하지 않는 만큼 구직이 쉽지 않다”며 “또한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하고 전 산업에 해당 기술을 접목하려고 시도하는 만큼, 향후 일자리 선호도 역시 정보통신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