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면접은 자소서 기반으로 이뤄진다
2024-05-31 양주영 인크루트 상품그룹장
매일일보 | AI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채용 또한 그렇다. 기술 발전으로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만 우려, 특히 자소서 변별력 하락을 두고 업계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 중 일부는 AI기술의 발전으로 지원자들의 자소서 구성은 점점 획일화되고, 변별력이 사라질 것이며 이 때문에 서류전형의 중요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만약 자소서가 사라진다면 무엇으로 지원자를 파악할 것이며, 면접 질문은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까? 자소서는 채용의 첫 단계이자 근간이다. 자소서를 통해 지원자가 가진 고유한 개성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을 경험했고, 또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자소서는 단순히 지원자의 작문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자소서 구성이 획일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사실과 다르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경험한 것도 다르고, 재능 또한 다르다. AI의 도움을 일부 받는다고 해도 지원자 고유의 개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진정성을 가지고 자소서에 공을 들이는 지원자라면 서류를 최종 제출하기 전에 오탈자와 비문은 없는지, 강점이 잘 드러났는지 등 확인 과정을 한 번 더 거칠 것임이 분명하다. 자소서 구성이 획일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지원자 모두가 AI가 뽑아준 내용 그대로를 의존했을 때이고, 참고하는 정도라면 자소서는 개인마다 다르지 절대 같을 수 없다. 일부 기업에서는 AI 기술 발전이 서류전형에 영향이 미칠 것을 예상하고 이에 대응하고자 자소서 검열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면접과 인적성검사 등 다른 전형의 비중을 더 키우는 등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실제 도입한 기업들도 있다고 들었다. 서류를 포함해 면접, 인적성검사 등의 전형이 한 단계 더 진화한다는 것은 업계 발전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인재상에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는 데 도움될 것이고, 지원자는 더 공정한 환경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여러모로 이롭다. 면접전형이 지금보다 더 강화된다고 해서 지원자가 더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면접관의 면접 질문은 대개 자소서를 바탕으로 구성되니 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예상 질문을 뽑은 뒤 본인의 강점이 잘 드러나도록 답변을 만들면 된다. 필자는 AI를 기반으로 한 자소서연습 서비스인 잘쓸랩을 개발해 최근에 대중에 공개했다. 신입 구직자, 특히 자소서 연습을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다. 실제 잘쓸랩에서는 자소서와 관련해 다양한 편의 기능이 있고 기업별 최신 합격자소서도 검색해볼 수 있다. 더불어, 지원자 고유의 개성이 글에 잘 담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자소서 예문 기능도 써볼 수 있다. 자소서연습 서비스를 만들면서 여러 편의 합격 자소서를 봤고, 공통된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잘 쓴 자소서에는 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과 특별한 경험이 담겨 있었다. 이는 AI기술이 아무리 발전돼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지금 신입이나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자소서를 쓰기 전에 내가 무엇을 잘하고, 또 어떠한 경험을 했는지부터 잘 살펴보자. 강점은 많고 클수록, 특별한 경험은 많을수록 자소서의 퀄리티는 더욱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