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주식 쓸어담는 외인 은행주는 판다

3개월 만에 약 1조원 매도 “2분기 전망 더 어두워”

2023-05-31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유가증권시장에서 외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작년 6월 10일 수준(2602.8)에 바짝 다가갔다가 2580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연초부터 보면 전체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다만 외국인들은 유독 은행주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주에 대한 외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외국인 투자자는 4대 금융지주의 주식 약 1조원어치를 매도했다. 이달만 2700억원 이상 내다팔았다. 은행주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로는 실적 부진 전망이 꼽힌다. 대내외적 악재가 성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은 “2분기 은행 실적은 NIM 하락, 부진한 대출성장률, 대손비용률 증가라는 점에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며 “다만 NIM 하락은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NIM 하락 요인인 대출금리 하락은 연체율 지표 악화 진정 및 부동산 시장 회복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의 높아진 자본비율, 질적으로 개선된 대출구조, 지속적으로 적립해온 선제적 대손충당금 6.7조원을 고려하면 극단적 감익은 지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은행주들이 우려대비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어 하반기 배당 기대감은 유효하다. 달라진 은행들의 주주환원정책 주목 필요하다”며 “은행 손실흡수능력 강화 방안 논의하고 있다. 게다가 은행들의 높은 CET-1비율을 고려하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 역시 “은행업종 NIS가 상반기 중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4월에 실현됐고, 잔액 수신금리도 2분기 중 하락 전환될 전망이다”면서도 “대출금리 하락 속도를 고려할 때 예대스프레드는 당분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과 수신 모두 성장률이 둔화된 환경이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터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매각 등으로 금융업종에 대한 불안감도 투자심리 악화 요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9배로 0.3배를 밑돌고 있다.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금리 상승, 경기 둔화, 충당금 등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격 매력에도 불구하고 은행주 센티멘트투자 심리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주주환원 기대감이 점차 되살아날 여지가 있고, 환율 방향성이 우호적으로 변하면 외인 매수세 전환도 가능하다.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