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수출잔고 100조 K-방산 ‘르네상스 시대’
5년치 공급물량 쌓여, 해외선 “K-방산 과소평가”
고품질 장비를 합리적 가격에 빨리 공급한게 비결
2023-06-01 최동훈 기자
매일일보 = 최동훈 기자 | K-방산이 민관 원팀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이 지난해 100조원 넘는 군사장비 수주잔고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정부도 세일즈·안보 외교를 활발히 펼치며 K-방산 수출 경로를 넓히고 있다.
1일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방산 수출 173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72억5000만달러) 대비 2배 가까이 커진 규모다.
국내 주요 방산업체가 소화해야할 일감이 수년치가 쌓인 상황이다. 한화,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업체의 지난해 말 기준 방산 수주 잔고는 101조2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향후 5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분석된다.
K-방산의 위상은 외국의 관심과 협력 요청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호주도 최근 국방장관을 한국으로 보내 회담하는 등 방산업 파트너십을 논의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지난달 말 한국 국방부와 군 협력 범위를 우주까지 확장하기 위한 의향서를 체결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에 이어 한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무기를 수입하는 등 방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협력할 파트너로 한국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 방위산업(DX KOREA 2022)에는 세계 40개국 188개사가 참가해 8200만달러(약 1080억원) 규모의 수주상담실적을 기록했다. K-방산의 눈부신 성장세를 두고 해외 방산업계에서는 “그동안 한국 방위산업의 과소평가했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업계에서는 K-방산의 성장 비결로 △화력무기 역량 확보 △가동률·신뢰성·호환성 등이 언급되고 있다.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군사력을 빠르게 증강시킬 수 있는 화력무기의 개발·양산역량을 갖춤에 따라 생산능력, 납기, 단가 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유사시 즉각 운용 가능한 품질을 달성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 통용되는 장비들과 호환되는 것도 강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2년 23억5000만달러에 불과했던 K-방산 수출실적은 10년 새 7.5배 증가했다. K-방산의 성과는 한국 방산업체들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권혁민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 속 확대되고 있는 해외수주 성과는 국내주요 방산업체들의 실적과 제품 경쟁력 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