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서학개미 5월만 1조 순매도
국내투자자, 미국 주식 2개월 연속 순매도
2024-06-01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투자자들이 미국주식을 던지고 있다.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매수세가 계속됐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내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금리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한 투자자들이 미국주식에서 한발 물러나는 모습이다. 이탈한 자금은 국내로 몰리고 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8억3890만달러(약 1조1099억원) 규모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4월 3억3702만달러 순매도 전환한 뒤 2개월 연속 매도세다. 올해 1월에는 7억632만달러 순매수, 2월 1287만달러 순매수, 3월 1억7983만달러 순매수했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서 이탈하고 있는 이유는 ‘피로감이 쌓여서’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정책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연초만하더라도 미국 금리는 인상을 멈출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최근에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들이 나온다. ‘매파’ 성향의 위원들도 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은행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등 미국 산업 유동성도 잔뜩 위축돼 있다. 유동성이 압박을 받으면 증시 상승 여력도 작아진다. 반면 국내 증시는 장밋빛 전망이다. 코스피는 전일 2590대로 올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장중 기준 지난 6월 10일(2602.8)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 말 유가증권 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최근 7만전자를 탈환했다. 5월 31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7만2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갱신했다. 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30일 11만3400원으로 신고가를 바꿨다. 증시 분위기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은 외국인은 전일 156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를 끌어 올렸다. 증권사에서는 경기 펀더멘털과 수급 개선으로 국내 증시가 하반기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 2800에서 2920으로 올려 잡았다. DB금융투자도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3000으로 관측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3분기 2800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악재를 고려해 투자에 신중하라고 당부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분위기가 호전되다 보니 지난해 약세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강세장을 준비해야 하는 의견도 등장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라는 가짜 강세장일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