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팔아라” 이겨낸 증시…반도체주 부활에 ‘삼천피’ 기대감
증권가 "하락 사이클 마무리"..."실적장세 본격화" 미국發 불확실성 여전..."'가짜 강세장도 대비해야"
2024-06-01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셀인메이(5월에 주식 팔고 떠나라)'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다. 5월에 본격적인 상승 랠리를 펼친 코스피가 6월에 접어들면서 얼마나 오를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목된다. 주요 대형주들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권가에서도 코스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1% 내린 2569.17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연고점 경신 뒤 이틀째 소폭 하락했지만 전날(5월31일) 장중에는 2596.31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2600선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되면서 향후 상승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신증권은 이날 6월 코스피 예상밴드를 2400~2650포인트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전망이 많다. 4월 한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23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도 상승 반전했다. 3월말 187포인트에서 5월 26일 206포인트로 높아졌고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펀더멘털은 2년 간의 하락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반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본다”며 “실적 개선세가 가시화되면서 선진국 대비 실적 상대강도 반등, 밸류에이션 상대 강도가 하락 반전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증시 매력도 저점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향후 수출 개선, 무역수지 적자 축소 등이 가시화되면서 원화 강세압력 확대가 예상된다”며 “펀더멘털 동력과 환차익 매력도 부상으로 외국인 순매수 강화되면서 상승 추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반등하면서, 증시에서도 실적장세가 될 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와 기업 수익성의 거시적 환경 등 두 가지 요인 모두 주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며 "하반기 미국 등 주요국의 소비가 구매력 제고와 맞물려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이를 통해 맞이하는 실적장세에 따라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증시는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갈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실적장세에서는 큰 조정 없이 지속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단기 조정을 받게 되면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라면서 "코스피 2500선대에서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조선, 방산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주요국들의 부양정책이 집중되고 2024년, 2025년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코스피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3000으로 내다봤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KB증권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 2800에서 2920으로 상향 조정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0개국(G20) 경기선행지수와 기업 수익성의 거시적 환경 등 두 가지 요인 모두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하반기 미국 등 주요국의 소비가 구매력 제고와 맞물려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이에 따라 실적 장세가 연출되면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6월 증시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의회 통과과정에서 불협화음, 예상보다 강하지 못한 중국 경기회복 강도, 미국, 유럽의 높은 물가로 인한 통화정책 기대감 약화 가능성 등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변수들은 여전히 산적한 상황”이라며 “단기 변동성 확대, 등락 과정은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 경기가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지만, 부동산 경기의 둔화로 내수의 힘은 약화될 것"이라며 "규모가 작은 미국의 중소형 은행들이 추가로 파산할 경우 투자 심리가 악화할 수 있다는 위험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6월 증시의 변곡점은 오는 13일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꼽혔다. FOMC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엇갈리는 중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5월30일(현지시간) 기준 6월 FOMC에서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은 66.6%로 1주 전(28.1%)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졌다. 그러나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신용리스크 재확산 방지를 정책적 우위에 둘 가능성이 높은 만큼 6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분위기가 호전되다 보니 지난해 약세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강세장을 준비해야 하는 의견도 등장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라는 '가짜 강세장'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