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올린 저축銀 일제히 적자전환

올해 1분기 32개사 순이익 926억 원 ‘적자’…“비용 부담 커진 영향”

2024-06-01     홍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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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올해 들어 저축은행 순이익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업계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지만, 같은 해 하반기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저축은행 역시 수신금리를 큰폭으로 인상했고, 이후 비용 부담이 배로 커졌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순이익이 증가한 저축은행은 단 2개사에 그쳤고, 절반 정도가 적자로 돌아섰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된 주요 저축은행의 1분기 실적을 보면 저축은행 32개사의 당기순이익은 926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저축은행이 거둬들인 순이익 3841억 원 과 약 4700억 원 급감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적자가 아닌 저축은행은 32개사 중 13개사에 그친다.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OK저축은행과 푸른저축은행 2개사 뿐이었다. OK저축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376억 원으로 전년동기(267억 원)대비 41% 증가했고, 푸른저축은행도 작년 적자에서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나머지 저축은행의 순이익을 보면 줄줄이 ‘어닝쇼크’ 수준이다. 업계 4위 규모인 페퍼저축은행이 1분기 253억 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애큐온저축은행(-203억 원), HB저축은행(-198억 원), 상상인저축은행(-175억 원)·대신저축은행(-175억 원), KB저축은행(-126억 원), JT친애저축은행(-106억 원), 우리금융저축은행(-95억 원) 등도 실적부진에 빠졌다. 나머지 저축은행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37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96% 감소했다. 이자수익이 21% 늘어난 3790억 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비용이 4336억 원으로 44% 급증했다. 특히 이자비용은 634억 원에서 1534억 원으로 141%나 뛰었다. 이밖에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순이익 137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3% 줄었고, 웰컴저축은행 81억 원, 신한저축은행 70억 원, 모아저축은행 51억 원으로 각각 70%, 18%, 57% 부진한 성적표를 꺼내들었다. 저축은행 영업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배경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비용 탓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수신경쟁에 나섰다. 다만 대출금리가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역마진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31개사의 이자비용은 전년동기(4617억 원)대비 130% 급증한 1조637억 원에 달한다. 다만 중앙회 측은 업계 실적부진이 일시적 현상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중앙회 측은 저축은행 경영실적과 관련한 참고 자료를 배포하고 “1분기 영업실적 악화는 일시적·단기적 현상에 불과하다”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과정에서 영업실적이 다소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금금리 안정화 등 불안정성 해소 및 충분한 손실흡수여력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영업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