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누리호가 보여준 가능성, 민간 우주 산업 활성화 법제 정비해야

2024-06-04     안영신 변호사
 
안영신
최근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발사는 체계 종합 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초로 발사 운영에 참여해 그 임수를 완수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우주 산업은 기반 산업에 해당하는 상용 우주 발사체 시장·상용 위성 제작·위성 정보 활용 서비스 산업까지 널리 아우른다. 국내 상용 발사 서비스 시대를 맞이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민간 발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기반 마련이 필수적이다. 현재 우주 스타트업으로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이노스페이스·우나스텔라 등이 발사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민간 발사장 구축·해외 시험 발사 등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민간 우주 기업 지원을 위한 법제 정비가 충분한지에 대하서는 의문이 든다. 당장 발사체 관련 제도만 보더라도 정부가 개발한 우주 발사체의 허가와 관리를 위한 표준 절차는 마련돼 있으나 이를 민간에 직접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민간 발사체 시장에 적합한 법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세계적인 우주 기업 스페이스엑스와 블루오리진이 주요 발사 기지를 두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정부 차원의 최근 행보가 주목된다. 플로리다주는 고의∙중과실이 없는 한 유인 우주 발사 서비스 기업에 대한 손해 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우주 산업 활성화를 위한 민간 기업을 보호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나스텔라가 아시아 최초 상업 유인 우주 발사 서비스를 목표로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고, 이러한 미국의 상업 우주 활동을 위한 법제적 지원 방향은 향후 국내 우주 산업 관련 법 제정 시 참고할 만 하다. 아울러 한정된 정부 예산과 가용 인력 범위 안에서 우선 시급한 사업과 중장기 사업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상용 발사 서비스를 포함한 우주 산업은 긴급성을 요한다. 반면 우주 탐사는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접근해야 한다. 우주 기술 개발 수준에 비해 법제도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더 이상 지속돼선 곤란하다. 현대 사회에서 우주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충분한 제도적 기반 없이는 국제 사회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누리호 3차 성공 발사를 토대로 민간 우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법제 정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