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나 혼자 산다’ 1인 가구 급증… ‘싱글 이코노미’ 부상
국내 1인 가구 716만6000 가구… 전체 33.4% 수준 1인 가구 증가의 직접적 원인은 경제적 문제 업종별 빈부격차 심화… 간편식' 성장, '제조업' 몰락 가속
2024-06-07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나 홀로 거주하는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산업계에 지각 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가구의 수는 716만6000 가구로, 전체 가구의 33.4% 수준이다. 연령대별 비중은 29세 이하 19.8%, 70세 이상 18.1%, 30대 17.1%, 60대 16.4%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중은 2005년 20.0%였으나, 2030년 35.6%, 2050년 39.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인 가구 증가의 주요 원인은 △과도한 물가 상승 △부동산 임대료 증가 △대·중소기업 간 급여 격차 등이 꼽힌다. 실제로 통계청의 비혼 사유 설문조사에 의하면 결혼자금 부족(28.6%), 고용 불안정(14.6%), 출산과 양육 부담(12.8%) 등으로 경제적 측면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치솟는 물가와 높아지는 결혼·육아 난이도로 인해 사실상 1인 가구 수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만큼, 국민들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정책과 기업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대형 유통사들은 1인 가구를 겨냥한 서비스로 특수를 노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가정간편식 산업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5조원 대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또 일부 지자체는 1인 가구에 특화된 거주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일 1~2인 가구를 위한 주거안정대책인 ‘서울형 공공기숙사 건립’ 사업을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2030년 1인 가구 소비 시장이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국내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들은 1인 가구 수의 증가에 따라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수많은 중소 제조사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악기·완구 업계다. 완구와 악기 산업은 금속, 천, 목재, 플라스틱 등 다양한 제조업의 핵심역량이 모여 이뤄진다. 출산률 저하로 해당 업계가 몰락하면서 생산 과정이 모두 해외로 옮겨진 만큼 국가 경제에 직간접적 타격이 미치게 된 상황이다. 90년대 말까지 ‘음악’이 필수 교양 활동으로 각광 받으며 악기 산업 또한 성행했지만, 정작 주요 구매자인 어린이들이 줄어들면서 현재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삼익악기는 출산률 저하가 본격화된 2000년대부터 생산 시설을 해외로 이전했다. 완구 업계의 경우, 어린이가 많던 시절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완구(로봇, 인형), 체인 페스트푸드 증정 장난감, 캐릭터 팬시 용품 등이 성행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제조사들이 크게 활성화 됐다. 그러나 어린이라는 소비층이 줄어든 현재는 산업 역량이 크게 소실된 상태다. 대원씨아이 관계자는 “현재의 콘텐츠는 숫자가 적은 어린이가 아닌, 성인들을 타겟으로 제작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련 상품인 콘솔 게임, 피규어도 성인용이다. 파생 상품 제조 주도권이 저작권자인 일본과 대량 생산이 가능한 중국에 넘어가면서, 국내 제조사들이 낄 자리가 없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1인 가구 중심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면 실질적인 저출산 해소 대책은 정체되고, 결국 미래에는 세금을 낼 사람도, 소비자도 줄어들게 되므로 경제 붕괴로 이어지게 된다, 정부와 기업이 1인 가족보다는 결혼가정, 어린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