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X-캔버스 결함 '쉬쉬'

소시모 "기술적 결함 의심" VS LG "하자 아닌 원리상 문제"

2006-09-22     권민경 기자

소시모 '리콜'요구에 LG전자 '무상수리' 합의
일부 A/S 이후에도 '화면 색 번짐' 증상 계속돼

'소비자시민의모임'(이하 소시모)은 지난 7월 LG전자의 X-캔버스 일부 제품(LCD프로젝션 TV)에 대해 화면의 색 번짐 현상 등의 기술적 문제가 있다고 파악하고, 지난 9월 12일 LG 전자측에 리콜을 요구했다.

이에 14일 LG전자가 이를 받아들여 문제가 된 X-캔버스 제품의 엔진부품을 4년간 무상수리해주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A/S를 받은 이후에도 화면 번짐 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시모측의 설명이다. 특히 LG전자가 그간 A/S를 해오면서 많게는 120만원에서 적게는 몇 만원까지 차등을 두어 수리비를 받았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LG전자는 고객보호 차원에서 무상수리를 해주는 것이지 결코 LCD 프로젝션 TV에 기술적 결함이나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매일일보>과의 인터뷰에서 LG전자 홍보실 한 관계자는 소시모가 '리콜'이란 용어를 언급한데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LG전자는 9월 14일 화면의 색 번짐 현상 등의 문제가 발견된 LG전자의 X캔버스(LCD프로젝션 TV-모델명: RN-52SZ, RN60SZ) 제품에 대해 리콜(무상수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시행시기 등은 잡혀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피해소비자들에게 무상수리가 실시될 것이라는 게 LG전자측 설명이다.

이처럼 LG전자가 소시모의 요청을 받아들여 무상수리를 결정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마찰이 있어왔다. 소시모에 따르면 그 동안 LG전자의 LCD 프로젝션 TV 화면에서 녹색, 노랑, 연두 등의 색 번짐 현상이 일어난다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소시모의 김정자 과장은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민원사례를 분석하고 자료를 모아왔다. 3~4월경 에도 몇 건씩 민원이 올라오긴 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LG전자 측에서 무상수리를 해주는 식으로 해결을 한 경우도 있어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하지는 못했다" 고 밝혔다. 김 과장에 따르면 소시모는 7월부터 모은 자료를 토대로 해당 민원에 대해 LG전자 측에 무상수리를 요청했으나 LG 사업부에서는 "그 정도 불량은 전자제품 어디에나 있는 것으로 우리 제품에는 하자가 없다'는 식으로 일관해왔다"는 것. LG전자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소시모 쪽으로 끊임없이 민원이 들어오고 피해유형 또한 화면의 색 번짐 등으로 동일했기 때문에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해 소시모 내의 '에너지위원회'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고, 그 결과, 제품상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이때부터 소시모는 LG전자를 상대로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소시모는 제품의 무상보증기간을 현행 1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화면 번짐 현상에 대한 보정을 해 줄 것을 LG전자측에 줄기차게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LG전자는 뚜렷한 확답을 주지 않았다는 게 김 과장의 설명이다. 김 과장은 "LG전자는 자신들이 A/S를 한 것은 4.5% 정도로 이것은 업계에서 평균적인 수치라는 식으로 무책임한 답변을 일관했다"고 LG전자의 안이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 김 과장은 "4.5%라는 것도 현재까지 수리가 된 소비자들만 가지고 LG전자가 자체적으로 통계를 낸 것이다"면서 "지금도 민원이 끊이지 않는 데다 A/S를 받고도 화면 색 번짐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 다고 호소해오는 소비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그렇다면 4.5%라는 평균치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냐는 질문에 LG전자 측도 확답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시모는 특히 그간 LG전자의 수리 행태에 관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과장에 따르면 "거금을 들여 LCD 프로젝션 TV를 구입한 소비자들 중 몇 개월도 안돼 고장이 나서 A/S센터에 수리요청을 한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기사들이 고객의 집에 방문해 TV를 점검하고는 일단 수리비를 120만원을 부른다고 한다. 아무리 고가의 제품이라지만 수리비가 120만원이라는 소리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그렇게 낼 수는 없다며 항의를 하면 다시 60만원으로 가격이 내렸다는 것이다. 60만원을 들여 수리를 받을 수 없다며 강력하게 항의하는 고객들에게는 34만7천원, 8만7천원, 6만7천원 식으로 A/S가격을 낮게 불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시모측의 주장에 대해 LG전자 홍보실 한 관계자는 "LCD 모니터에 미세 먼지가 껴서 발생한 손상"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것이 "LCD 프로젝션 TV의 근본적 기술결함은 아니라며 원리상의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술적 하자에 의해 발생한 것도 아닌데 '리콜'이라는 단어는 쓰지 말아 달라" 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4.5%라는 수치는 소시모에서 얘기하는 화면의 색 번짐 현상만이 아니라 전체 A/S 현황이 4.5%라는 것이다" 고 해명했다. 또한 "본래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의거해 무상보증기간은 1년으로 정해져 있다" 면서 "하지만 LG는 고객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1년이 지나도 2년이 채 되기 전까지는 수리비에 할인을 적용해 고객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고 설명했다. LG측에 따르면 구입 시기 별로 할인율이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고객마다 수리비가 다르게 매겨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제품을 가지고 수리를 하는 경우에도 기사가 부르는 대로 A/S 가격이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소시모측의 반박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그것은 소비자가 수리요청을 하면서 모델명을 불러주면 기사는 생산년도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수리비를 말한다" 며 "고객의 구입년도와 생산년도가 몇 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연차할인율에 있어 혼선이 빚어진 것" 이라고 해명했다.한편 김 과장은 "일단은 LG측에서 무상수리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번 문제는 일단락됐다고 본다" 며 "향후 소시모를 통해 리콜을 신청하는 소비자를 본사와 연결시켜주고, 또 LG본사에서는 무상수리 방침이 결정됐지만 하부조직에 가서 다른 소리를 할 경우를 대비해 모니터링 하는 데 집중 할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