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블록체인 게임, 정쟁 희생양 되선 안 된다

2023-06-08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 박효길 기자  |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믹스 로비설’을 밀어 붙이며 위메이드 본사를 방문하는 등 최근 잇따라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는 업계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 로비설’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실 출입 기록에 위메이드 관계자는 없는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앞서 김 의원은 위메이드 등 게임업계에서 얻은 미공개 정보를 코인 거래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도 휘말렸다. 60억원대 위믹스 코인 보유에서 시작한 논란이 김 의원의 여러 차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확산됐다. 최근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은 사상 처음 역성장하면서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9%포인트(p) 하락한 788억달러(약 103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역성장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은 53억달러(약 6조9200억원)로 2021년 58억달러(약 7조5700억원) 대비 65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모바일 게임 사업의 새 대안으로 블록체인-가상자산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위메이드,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게임에 가상자산을 연계한 P2E(놀며 돈 버는) 게임 생태계 만들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블록체인-가상자산은 이용자와 창작자가 서로 수익을 나눠 선순환하는 생태계 ‘웹3’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스템으로 여겨진다. 웹3는 일방적으로 사업자가 인터넷 웹사이트를 보여주기만 하는 웹1, 소셜미디어에서 보듯이 사용자가 웹서비스에 참여하는 웹2를 넘어, 사용자가 콘텐츠 제작 및 이용 등으로 수익배분까지 함께 이뤄진다는 개념이다. 특히 웹3 시대는 주요 키워드로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탈중앙화’가 꼽힌다. 웹2에서 사용자 간 연결은 중개자 역할을 하는 플랫폼을 통해서만 가능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플랫폼의 권력이 강력하다. 이에 대한 반발로 등장한 개념이 바로 ‘탈중앙화 된 웹’이다. 웹3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탈중앙화’는 블록체인을 통해 실현이 가능하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이러한 기조에 맞춰 정부도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4월 국민이 제안한 민생정책 15건을 선정해 추진한다는 계획에 게임 관련 현안을 포함했다.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은 ‘게임산업 규제 개선 및 진흥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게임산업 규제 개선 및 진흥 방안 연구 용역’에는 서버기술과 블록체인 기술 등 게임기술 발전 관련 사안과 대체불가토큰(NFT) 활용 P2E 게임 문제점 및 선결과제 파급효과 항목이 담겨져 있다. 이번 사건으로 자칫 정부의 블록체인 게임 완화 움직임이 움츠러들까 우려된다. 위법 행위가 드러난다면 처벌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정치권이 업계 전체를 흔들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