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발행 확대에 대출금리 다시 꿈틀

5월 순발행…은행채 금리 0.2%p↑

2023-06-11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은행채 발행이 재개하고 있다. 은행채는 지난달 첫 순발행을 기록했다. 발행물량이 늘면 발행 금리는 오른다. 다음 달 유동성 지표 정상화 조치를 앞두고 은행채 시장이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은행채를 기준 삼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변동금리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은행채는 순발행(발행에서 만기를 제외한 규모) 전환했다. 순발행액은 4월만 하더라도 마이너스(-)4조7400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달에는 9595억원으로 올라섰다. 은행채 발행시장은 최근 완화된 발행 한도 덕분에 활기를 띄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자금을 빨아들일 수 있는 은행채 발행 한도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다 지난 4월부터 발행 한도가 기존 만기 도래 물량의 100%에서 125%로 완화됐다. 특히 이달부터 하반기까지 124조원 규모 은행채가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차환을 위한 발행 물량도 계속 나오게 되는 셈이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도 정상화된다. LCR은 향후 1개월간 순현금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한시적으로 LCR 규제 비율을 92.5%까지 낮췄다. 해당 비율은 다음 달부터 95%로 상향 조정된다. 예금·국공채 등 현금화하기 수월한 자산을 우선 확보하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은행채 발행액이 늘면서 은행채 금리는 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발행액이 늘면 가격은 내리고 발행금리는 오른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4.103%를 기록했다. 지난달 8일(3.880%) 대비 0.225%포인트(p) 높아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와 신용대출의 준거 금리로 사용되는 은행채 6개월물 금리도 3.815%로 0.237%p 올랐다. 일각에서는 안정세를 타고 있는 주담대 변동금리가 다시 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은행채 활황의 낙수 효과가 가계 부채 상환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달 초 하단이 3%까지 내렸다. 지난 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91~6.12%를 기록했다. 1월 초와 비교하면 금리상단은 2%p, 하단은 1.365%p 내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