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상수지 한달 만에 적자 전환…반도체 수출 40% 급감
올해 4월 경상수지, 7억9000만달러 적자
2023-06-09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지난 4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외국인에 대한 배당 지급과 해외여행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상품수지는 7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본원소득 수지가 흑자를 유지하는 만큼 향후 전망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9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경상수지는 7억9000만달러(약 1조 원) 적자로 집계됐다. 앞서 11년 만의 2개월 연속 적자(1월 -42억1000만달러·2월 -5억2000만달러) 이후 3월(1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런 흐름을 이어가진 못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경상수지는 53억7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동기(150억1000만달러 흑자) 대비 203억8000만달러나 급감했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가 5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작년 9월 이후 7개월 만의 첫 흑자를 달성했다. 수출(491억1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16.8%(99억3000만달러) 줄었다. 앞서 작년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같은 달보다 감소한 이후 8개월 연속으로 부진하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특히 반도체(통관 기준 -40.5%), 석유제품(-27.4%), 철강제품(-15.7%), 화학공업 제품(-12.8%)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9.1%), 중국(-26.5%), 일본(-21.1%), 미국(-4.4%)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다만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0.9%나 늘었다. 수입(485억3000만달러)도 13.2%(73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20.5%나 줄었다. 원자재 중 석유제품, 원유, 석탄, 가스 감소율이 각 39.7%, 30.1%, 21.3%, 15.5%나 됐다. 가전제품(-18.8%), 곡물(-16.8%) 등 소비재(-6.7%)와 반도체(-15.7%) 등 자본재(-3.4%) 수입도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12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3억8000만달러 흑자에서 1년 사이 수지가 15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다만 적자 폭은 3월(19억달러)보다 다소 줄었다. 본원소득수지는 3월 36억5000만달러 흑자에서 4월 9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에 대한 배당이 늘면서 배당소득 수지가 한 달 사이 31억5000만달러 흑자에서 5억5000만달러 적자로 37억달러 급감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월 중 48억2000만달러 줄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9억8000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7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각 17억5000만달러, 53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다만 한은은 향후 수지 개선을 낙관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향후 경상수지 전망과 관련해 "5월 통관기준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4월보다 감소했고, 5월의 경우 일반적으로 외국인 배당 지급도 줄어 본원소득 수지가 흑자를 내는 만큼 5월에도 경상수지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상수지 개선세가 상품수지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회복해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