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소제조업, 전기요금 인상에 울상
지난 1·2분기 kwh당 21.1원 상승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 도입 ‘절실’
2023-06-11 김혜나 기자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연이은 전기요금 인상 예고 소식에 중소제조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주물·열처리·금형·용접·도금 등의 뿌리업종은 생산 비용에서 전기 요금 비율이 최대 30%에 달한다. 업종 특성 상 전기를 이용해 대형 설비를 24시간 가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간 점진적으로 인상된 전기요금 탓에 이들 중소제조업체의 대부분은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월 공개한 309개 중소제조기업 대상의 ‘에너지비용 부담 현황조사’ 결과,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부담이 된다는 응답이 94.9%에 달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중소제조기업이 상승한 전기요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매우 부담’으로 응답한 기업도 50.2%에 이르렀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대기업의 경우 전기요금을 절약하기 위해 에너지 고효율 기기인 태양광 발전 설비 등을 도입 중에 있다. 그러나 여기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 중소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방법이다. 실제로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답한 기업이 69.9%였다. 고효율설비 설치 또는 도입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중소제조기업은 7.1%에 불과했다. 에너지요금이 납품단가에 적용되지 않는 것도 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상된 전기요금에 늘어난 생산비용이 납품단가에 반영되는 기업은 전체의 12.9%에 불과했다. 이미 대내외적 경제 상황으로 악화된 기업의 경영난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도 최대 관심사다.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15일까지 3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위한 연료비 조정단가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인상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올해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51.6원을 올려야 한다. 전기요금은 지난 1·2분기 kwh당 각각 13.1원과 8.0원 올라 총 21.1원 올랐다. 목표 인상분을 채우기 위해선 3·4분기에 30원 이상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계는 에너지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한 금형기업 관계자는 “업종 특성 상 전기요금이 생산비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최근 급격히 인상한 전기요금으로 인해 부담이 너무 커졌다”며 “전기요금 분할납부 제도를 한시적으로 확대해 뿌리기업도 분납 제도를 이용할 수는 있게 됐지만, 근본적인 요금감면 제도의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