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금융권 연체율 ‘심각’…긴급 현장점검 돌입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총 18곳 1차 점검 대상 선정

2024-06-11     홍석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금융당국이 2금융권 전반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한다. 저축은행과 카드사, 캐피탈, 상호금융 등 2금융권 전역의 연체율이 크게 악화하면서 관리·감독이 시급해진 영향이다.

11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다음 주 중반부터 저축은행과 카드사, 캐피탈, 상호금융업 등 2금융권 주요 회사에 감독·검사 인력을 파견해 연체채권 관리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대출 규모와 연체율 수준 등을 감안해 저축은행 8곳, 카드사 4곳, 캐피탈사 6곳 등 총 18곳이 1차 점검 대상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상황에 따라 대상은 확대될 수 있다. 신협과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 단위 조합들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인력 한계 등을 감안해 각 상호금융 중앙회와 협력해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2금융권 연체율은 최근 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2금융권은 은행권 대비 규제 수준이 느슨하고 취약 차주 비중이 커 금융 부실의 ‘약한 고리’로 꼽힌다는 점에서 부실 폭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상호금융권 총연체 및 연체율 추이에 따르면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의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2.42%로 전년 말 대비 0.90%포인트(p) 올랐다. 상호금융권 연체율은 최근 5~6년간 1%대를 유지해왔으나 올해 들어 처음으로 2%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연체채권 규모도 수조 원 수준에서 12조 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도 1분기 기준 5.1%로 집계됐다. 5%를 넘긴 것은 2016년 말(5.83%) 이후 처음이다. 연체율은 2017년 4.57%로 떨어진 이후 2021년에는 2.51%까지 내려섰지만, 지난해 3.41%로 반등한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민 경제의 부실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지는 카드 연체율도 심상치 않다. 올해 1분기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하는 카드사의 연체율은 대부분 1%를 넘겼다. 사별로는 신한카드(1.37%), 삼성카드[029780](1.10%), KB국민카드(1.19%), 롯데카드(1.49%), 우리카드(1.35%), 하나카드(1.14%) 등이다. 2금융권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계속되자 금융당국은 연체율 현장점검뿐 아니라 신규 연체 억제 강화 및 부실채권 매각 통로 확대 등 전방위 관리에 나서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2금융권 부실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이외에 민간 유동화전문회사에도 유연하게 매각할 수 있도록 관련 협약을 개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