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사회적 인식 변화에도… “남녀 임금 격차 26년째 1위”
OECD 조사, 임금 격차와 경제활동 참가율 ‘바닥’ 성별 차이 인정 목소리도…“기피업종 고려해야”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남녀 임금 격차가 여전히 사회의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남녀 임금 격차는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3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국가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으로 여성들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현실적인 격차 해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하는 만큼 드라마틱한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의 성별 간 임금 격차(31.1%)는 일본(22.1%), 미국(16.9%), 캐나다(16.7%), 영국(14.3%), 멕시코(12.5%) 등보다 높았다. 한국은 OECD에 가입한 지난 1996년부터 26년 연속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경제활동 참가율에서도 격차를 보였다. 한국의 만 15세 이상 65세 미만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 성별 격차는 2021년 기준 18.1%포인트로 OECD 평균인 10.9%포인트보다 7.2%포인트 높았다. OECD 평균의 1.7배 수준이다. 한국은 성별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15%포인트를 상회했다. OECD 평균과 차이가 큰 8개국에 포함됐다.
여성들의 임금 상승이 적은 이유로는 경력단절이 꼽힌다. 실제 정부는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경력단절 경험 비율은 35%에서 42.6%로 뛰었다.
다시 사회로 돌아오기 위한 시간도 오히려 늘어났다. 재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7.8년에서 8.9년으로 증가했다. 경력단절 이후 새로 구한 일자리는 전 직장보다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정규직을 가지기에 경력단절에 따른 손해가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별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한 인테리어 시공업자는 “통상적으로 힘 쓰는 일은 성별을 가리지 않고 기피하는 현상이 일반적”이라면서 “목숨을 걸고 힘 쓰는 기술직일수록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여성 인테리어 시공자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그들과 실제로 접하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금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채용 시장 관계자는 임금 격차에 직업적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그는 “남녀 임금격차는 현장직들의 사례에서 더욱 큰 격차를 가질 수밖에 없고, 특히 젊은 세대에서는 고임금‧고강도 업무를 원하는 사례가 드물다”면서 “기피 업종에 남성 근로자가 많은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이며, 해당 특성을 배제한 통계는 현실적인 신뢰도가 낮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