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MZ, 임금 격차에 ‘허탈감’…“中企 생산성 저하 원인”
대기업·중소기엄 임금격차 2배 달해 악화일로 걷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2023-06-12 김혜나 기자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대·중소기업 노동자 간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12일 국가통계포털(KOSIS) 일자리 행정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세전 월 소득은 563만원으로 266만원을 받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약 2.1배였다. 세대별 격차에서도 차이가 극명했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경우 평균 월 보수가 30대 초반은 267만원, 50대 초반은 299만원으로 차이가 32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대기업 50대 초반 근로자의 경우 760만원으로 476만원인 30대 초반보다 284만원 많았다. 다른 통계에서도 임금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 대한상의가 작년 8월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임금 격차 진단과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는 2011~2018년 평균 60% 미만에서 2019년 이후 60%를 넘어서며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날로 벌어지며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취업자 중 약 33.1%을 차지하는 ‘MZ세대’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청년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 직장 선호도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으로 각각 64.3%, 44%였다. 청년들은 직장 선택 시 우선순위 1위로 임금·복지수준을 꼽았다(86.7%·복수응답). 높은 임금과 복지수준을 고려해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대기업 취직은 물론이고, 이직 역시 녹록치 않다. 일자리 이동통계에 따르면 2020년 중소기업 근로자 중 대기업으로 이직한 사례는 중소기업 전체 이직자 284만6000명 중 11.1%에 불과한 31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상여금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위 1%의 평균 상여금 수령액은 1억 6912만원으로 중위값의 39배, 상위 10%의 평균 상여금은 5509만원으로 중위값의 13배였다. 상여금이 상위권에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전체 상여금 중 절반 이상이 상위 10%에게 주어졌다. 2021년 상여금을 수령한 전체 근로자 941만7000명 가운데 상여 수령액이 상위 0.1%인 근로자들의 연평균 상여금은 6억6606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연평균 상여금 중위값은 433만원으로 상위 0.1%와 154배의 차이를 보였다. 일각에선 산업 분야와 기업 규모에 따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에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임금의 상이함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시장 이중 구조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저하하는 결과를 낳고, 우리 경제의 성장력을 저하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임금 격차가 벌어질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 구조 해소에 방점을 찍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일을 하면 같은 돈을 받아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 간사 김형동 의원은 지난달 31일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명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해당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정규직·비정규직, 원·하청의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은 반드시 실현돼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사안에 대한 경영계와 노동계의 합의를 위해선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중소기업의 임금상승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례로 납품대금연동제의 신속한 안착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