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공급 리스크… 정유업계, 불확실성 확대

OPEC+감산 효과 미미… 美·이란 핵합의 가능성에 유가 하락 中리오프닝 효과 약해 수요 부진… 공급 불확실성 암초까지 SK·에쓰오일·GS·HD현대, 실적회복 흐름 2분기 이어갈지 주목

2023-06-12     이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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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제유가가 중동발(發) 공급 리스크에 출렁이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발표와 미국-이란의 핵합의 등 중동에서의 공급 부문 변수가 발생하면서 국제유가의 변동 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일 배럴당 76달러 수준이던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4일 감산 발표 후 장 중 한때 전장 대비 3.4% 급등한 78.73달러를 찍었다. 이후 브렌트유는 하락세로 돌아서며 이날 74달러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국제유가가 출렁인 것이다. 글로벌 경기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중동의 공급 변수가 국제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감산 조치가 결과적으로 국제 유가 상승을 끌어가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국제 유가 하락세가 강해졌다. 일단 미국과 이란 양측은 핵합의를 부인한 상태다. 하지만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최근 행사에서 “이란의 원자력 산업 인프라가 유지된다면 서방과의 핵합의도 문제가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국내 정유업계는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찍고 올해 1분기에는 어느 정도 회복했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 274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379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에쓰오일도 1분기 5157억원 영업이익을 거뒀다. GS칼텍스도 전분기(-518억원)와 비교해 1분기 영업이익 3068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4분기 605억원 적자를 올해 1분기 2590억원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최근 불안정한 국제유가의 흐름은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회복에 부담이다. 완만한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정유사 실적에 유리하다. 저렴하게 사온 원유 재고 가치가 높아지고,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기대되면서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출렁이면 예측 자체가 어려워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득실조차 따지기 어려운 불확실성에 직면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정유사의 실적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은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수치다. 4월 바닥(배럴당 2.4달러)을 찍었던 정제마진은 지난달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배럴당 4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둘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4.4달러다. 보통 정제마진은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제가 제조업 부문 지표가 부진하는 등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쳐 글로벌 경기 수요 회복이 더디다”며 “수요뿐 아니라 공급 리스크로 국제유가 흐름마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 국내 정유사의 실적 회복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