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 품는 우리금융 ‘종금증권’ 가시화

중소형 증권사 인수해 대형화 추진 메리츠증권, 종금 합병 후 급속 성장

2024-06-12     이보라 기자
사진=우리금융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이는 증권사 인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다. 과거 메리츠종금증권 선례와 같이 종금사와 증권사 합병 시너지로 급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6일 우리종금과 주식교환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다음달 20일까지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를 상대로 주식교환 반대의사를 접수하고 21일 주주총회를 거쳐 8월 8일 주식교환에 나선다. 우리금융은 우리종금 지분 58.7%를 보유하고 있다.우리금융은 우리종금과 1대0.0624346의 비율로 주식교환을 진행한다. 자회사 주식을 지주사인 우리금융으로 이전하고 기존 주주들은 지주사 신주를 배정받는 포괄적 주식교환이다.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우리종금은 상장폐지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상장 계열사를 지주사와 통합해 경영상 효율을 높이는 게 최근 자본시장의 트렌트에도 부합한다”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계열사의 비지배주주 이익을 그룹 내에 유보할 수 있고 계열사들이 성장하면 지배주주 이익도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종금 합병은 증권사 인수 작업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인수하면 우리종금과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유일한 종합금융사인 우리종금은 증권사 업무 중 주식 위탁매매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완전민영화를 이룬 이후부터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1순위로 증권사를 꼽고 매물을 찾고 있다.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매물이 마땅치 않아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한 뒤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과거 메리츠종금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10년 4월 메리츠증권이 메리츠종금과 합병한 메리츠종금증권은 메리츠종금이 보유한 종금업 라이선스를 토대로 자금 운용을 할 수 있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합병 전에는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하는 중소형 증권사였지만 합병 이후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3위 증권사로 성장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종금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IB 관련 협업이나 펀드 출자 등 그룹 계열사간 영업 시너지 제고도 가능하다”며 “추후 증권이나 보험 등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의의도 있다”고 말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전자회사 편입은 자본적정성 및 효율적 배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금융업종 전반의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완전자회사 편입 시 자본여력 배분을 통한 자회사 지원이 용이하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