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서 '부결'
12일 무기명투표 결과, 출석의원 과반 득표 실패 가결 무게 속 민주당은 자율 투표…예상 밖 반대표 속출
2024-06-12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예상과 달리 부결됐다.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다수석을 가진 민주당에서 찬성표가 30표 이상 나와야 통과가 가능했지만, 민주당이 '자율 투표' 방침을 정하면서 대거 반대표에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로 민주당에 대한 여당의 '방탄 정당'이라는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무소속 윤관석 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299명 중 재석의원 293명이 무기명 투표에 참여한 결과 찬성 139표, 반대 145표, 기권 9표로 부결됐다. '무소속 이성만 체포동의안'도 재적의원 299명 중 재석의원 293명이 투표를 진행해 찬성 132표, 반대 155표, 기권 6표로 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요건이다.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찬성표가 과반을 넘어야 하지만 167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대거 반대표를 던지면서 부결됐다. 현재 민주당을 제외하면 국민의힘(113석), 정의당(6석), 시대전환(1석), 기본소득당(1석), 진보당(1석), 무소속(10석)을 합쳐도 132석에 불과하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모두 찬성한다고 해도 무소속 등 진보 성향 의석수까지 감안하면 민주당에서 적어도 30표 이상이 나와야만 했다. 당초 윤·이 의원 체포동의안은 가결에 무게가 실렸다. '돈 봉투 의혹'이 국민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가·부결'을 별도 투표 방침을 정하지 않고,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표결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다루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의 '자율 투표'에도 '돈 봉투 의혹'을 비롯해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과 이래경 전 혁신위원장의 설화 등으로 민심이 동요하는 상황인 만큼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명(친이재명)계 다수가 가결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당내에서는 절대 다수석을 이용한 '방탄 정당'이라는 이미지 고착화와 내년 총선 등을 고려해 찬성표을 던져야 한다는 입장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앞서 표결에 부쳐졌던 이 대표와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모두 부결되면서 여당의 '방탄 정당'이라는 공세에 시달린 바 있다. 또 이재명 대표가 직접 '돈 봉부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윤·이 의원이 자진 탈당했다는 점도 가결에 힘이 실린 이유였다.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로 민주당은 '방탄 정당'이라는 이미지 고착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은 그간 민주당의 체포동의안 부결과 관련해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내려놔야 한다며 비판해왔다. 실제 여당은 국민의힘 소속인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해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고 가결을 주도한 바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본회의에 앞서 민주당의 '자율 투표' 방침을 비판한 만큼 이날 체포동의안 부결로 향후 '방탄 정당' 공세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가결이 너무나 당연한데도 당론을 결정하지 못한 채 의원 개인 판단에 맡겨 당 차원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갖고 있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법원이 영장심사를 열 수 있다. 가결 시 법원은 영장심사 기일을 정하고, 부결되면 영장은 별도 심문 없이 기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