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한국은 왜? 일개 中아바타에 휘둘리나
2023-06-13 최대억 기자
매일일보 = 최대억 기자 | “大事化小, 小事化了(대사화소, 소사화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상당수 중국인의 성향을 함축한 문구다. ‘큰 문제는 사소한 것으로, 사소한 문제는 끝난 것으로 치다’는 의미다. 간단한 문장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한어(漢语) 구어·문어체와 연관이 없지 않으며, 일상에선 ‘장시간 물고 늘어지는 말싸움을 꺼린다’로 관용된다. ‘긁어 부스럼’과 반대말로 인식된다. 작금에 국내 정치권은 일개 아바타격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에 벌집을 들쑤신 듯 떠들썩하다. 이 모습에 중국을 대표하는 검색 엔진인 바이두는 지난 12일 낮 2시19분 우리 정부·언론을 향해 ‘所以极为亢奋: 너무 흥분한다)’고 사평(社评)낸 펑파이뉴스(湃新闻事件) 보도를 중요 기사에 배치,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의 벌언(싱하이밍 대사는 중국 측 입장을 소개하는 직무)이 재차 동원됐다. 그러고서는 한국이 ‘싱 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하고 중국의 관련 발언이 결례라고 비판하는 것이야 말로, 한국답다’고 응원(?)하면서도, ‘한일관계에서만큼은 한국의 국가 존엄을 우려, 역사를 무시한 굴욕외교’라고 반신반의 헐뜯었다. ‘이웃(한국)은 영원히 이사할 수 없는 사이’라고 명시하는 등 속내는 차치하더라도, 본문 내내 한일우방 관계를 꺼리는 모양새다. 따지는 골자는 그간 중국이 강조해온 미·중, 중·대만 간 갈등을 부추기는 한국 측의 개입 및 선봉 역할이란다. 지난 미·중 간 풍선사건에서도 왕이신원과 바이두콰이자오 등 매체는 ‘한국이 선봉에 나서리라고는 생각도, 예상도 못했다’는 반응이었고, 앞서 타 현지 언론에 비해 매우 노골적인 사평(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예견, 윤석열 대통령 겨냥-가장 비참할 것(他将最惨))을 고집해 온 강국(强國)망의 소셜미디어 매체인 잔하오(占豪)도 선봉 제어를 신신당부한다. 잔하오는 시진핑 주석의 2017년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68일전에 창간, '시진핑 의용(義勇) 언론'으로 주목된다. 별도로 현지인들은 필자에게 ‘미·중은 상호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갈등국면인데, 일본보다 더 자처한 편가르기 선봉 역은 대(對)중국 정책 악화를 자초하는 것’이라면서 ‘대사화소, 소사화료’를 제언한다. 나름 갈등 국면을 좁히고자 집필하고도 정작 우리에게 전혀 소개 안 된 일부 현지 기사를 발췌해 봤다. 한국은 급격한 경제성장을 비호해준 미국, 소홀해서 안 될 중국, 껄끄러웠던 일본과도 실익 외교를 추구함을 안고 있다. ‘사대주의’ 꼬투리 삼는 말장난 정치쇼라도 반기는 미·중·일 3국이 있기에 대외(對外) 전략상 필요하되, 치국만큼은 보수·진보 어느 쪽이든 철저하게 우리의 이익 실현을 우선순위로 삼는 정치권의 적재적소 팀워크 리더십 실현에 발원(發願)해 본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에 고한다. 과거 외세의 개입으로 뒤틀린 정국에 빠진 조선조말 친중에 득세한 친일파, 친미·친러·친독파 등 날이 새면 죽기살기로 작정하고 변심하며 긁어 부스럼 낸 외세 ‘선봉’이 판을 친 그 시절 ‘사대주의’는 이 시대 대한민국 국민이 사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