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3사, ‘몸집 확대’ 멈추고 ‘브랜드 가치’ 제고 총력
인구감소‧후발주자 추격 등 ‘시장 과포화’…중장기 생존 전략 절실 플래그십스토어‧R&D역량강화‧종합외식업화…정체성 재확립 사활
2023-06-13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치킨 가맹 본사들이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섰다.
현재 국내 치킨 시장은 인구감소로 파이 확대가 제한적이며, 기존 선두업체 간의 출혈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설상가상 후발 강자들의 맹추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련 업체들은 생존 전략 확보가 절실해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 BBQ, bhc 등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3사는 가맹점 확대를 멈추고, 수익 모델 재정립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엔데믹 시대를 맞아, 늘어난 외식 수요를 잡기 위한 오프라인 고객 경험 강화 전략이 눈에 띈다. 교촌치킨은 플래그십스토어 ‘교촌필방’을 필두로 ‘홀 전문형 사업 모델’을 강화한다. 교촌필방은 가맹업 특유의 접근성‧친근함을 버린 점이 교촌필방의 특징이다. 콘셉트 및 메뉴 차별화를 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고객이 직접 접근하고 싶게 유도해, 소비자 스스로 교촌 브랜드에 대해 탐구하도록 공간의 콘셉트와 구조를 설정했다. 동시에 혁신 신메뉴의 테스트베드 역할도 한다. 교촌필방에선 기존 매장에서 맛볼 수 없던 실험적인 신메뉴 및 ‘치밥(치킨을 밥과 식사처럼 즐기는)용 사이드메뉴’ 등을 제공한다. 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강화해, 과포화된 시장에서 브랜드 정체성부터 재확립한단 전략이다. BBQ도 첫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토어 ‘BBQ 빌리지’를 론칭했다. 치킨 외에도 브런치, 베이커리, 커피, 화덕피자, 파스타 등 약 190여종 메뉴가 구비된 ‘복합외식공간’으로, 서울시 송파구에 약 160평(220석) 규모로 들어섰다. BBQ 빌리지를 기존 치킨 매장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이색 시도를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방침이다. 매주 주말 BBQ 빌리지의 대기번호는 평균 80번대를 웃돌며 일 평균 최대 1200팀이 방문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업역 칸막이도 허물었다. 치킨 외 HMR, 식사메뉴, 수제맥주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나섰다. 소스, 수제맥주, 간편식 등의 유통을 통해 부가 매출을 확대한단 복안이다. bhc는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을 넘어 종합외식기업으로 정체성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 서부지역 유명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를 공식 론칭, 햄버거 시장에까지 발을 들였다. 슈퍼두퍼 글로벌 첫 번째 파트너로 한국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이번 강남 1호점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버거 사업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R&D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지난달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 웰빙센터 1층에 그룹 연구소를 하나로 통합하는 새로운 연구개발센터인 ‘bhc그룹 R&D 센터’를 구축했다. 각 브랜드의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독자적인 연구실 4곳을 새롭게 구성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치킨랩에선 소스 및 파우더 개발 효율성과 집중도를 높인다. 아웃백과 슈퍼두퍼도 각각의 랩과 큰맘할매순대국‧창고43 등 한식 프랜차이즈 랩도 별도 운영된다. bhc그룹 산하 연구개발 인력이 한 곳에 모여 활동함으로써, 외식 브랜드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단 복안이다. 교촌치킨은 닭가슴살 가공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제휴해 자사 HMR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자체 플랫폼 구축을 통해 소비자의 주문 편의성을 높이고, 온라인 판매채널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2021년부터는 LF 주류업 자회사 ‘인덜지’와의 자산 양수도 계약을 통해 수제맥주 브랜드인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하며 ‘맥주 맛집’으로의 변모를 본격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포화될수록 각 기업이 갖춘 고유의 정체성을 더욱 발현시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고객 경험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며 “이번 플래그십스토어 신설과 부가 수익원 개발 착수 등 새로운 시도들은 중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초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