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우 온다” 보험사 손해율관리 ‘비상’

기상청, 7월 중순 폭우 예상…침수차 피해 우려 여름비 피해로 손보사 실적 악화 가능성 높아

2024-06-13     홍석경 기자
올해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손보사들은 서울과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1만여대에 이르는 침수차 피해가 발생했던 지난해 8~9월과 같은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손보사들은 오는 7월과 8월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자동차 보험 손해율 예측치를 산출하는 등 비 피해에 대한 사전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미 국내·외 기상센터에서는 올해 여름 한반도에 내릴 비의 양이 평년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달 발표한 ‘3개월(6~8월) 전망’을 통해 엘니뇨(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 등의 영향으로 7월 중순부터 많은 비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6월은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34%에 그쳤지만, 7월과 8월은 각각 47%, 43%에 달했다. 특히 올해 여름에도 특정 지역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국지성 폭우가 잦을 것으로 예보됐다. 보험사들은 폭우에 따른 피해에 민감하다. 많은 양의 비는 주로 인명피해보다는 각종 시설물 파손과 재산피해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커 생명보험사보다 손해보험사들이 더 많은 신경을 쓰고 대응한다. 특히 손보사들은 사업에서 자동차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여름철 폭우로 침수차가 늘수록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8월 서울과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막대한 침수차 피해가 발생하면서 손해율이 오르고 순항 중이었던 실적 개선 흐름이 꺾였던 경험을 했다. 당시 손보업계에 따르면 폭우가 내렸던 8월 8일부터 5일간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 등 대형 4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만 약 8500건으로 추정 손해액은 1209억원에 달했다. 전체 보험사들이 집계한 피해 차량은 1만여대를 기록했고, 추정 손해액도 15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수입차와 고가의 차량이 많이 등록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극심한 비 피해가 발생했다. 침수된 차량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수입차가 차지하면서 손해액도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올해 여름 비 피해로 손보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이상기후에 따른 자동차 사고율 상승과 침수 피해 발생으로 손보사들의 손해율 상승이 예상된다며, 보험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기도 했다. 손해율은 가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사고 등으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하는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보험사에 유리하다. 보통 이 수치가 80%를 밑돌면 보험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월 폭우로 침수차가 급증했을 당시 손보사들의 자동차 보험 평균 손해율은 88%를 넘어섰다. 한편 손보사들의 올해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77.2%, KB손해보험은 76.8%로 지난해보다 각각 1.9%포인트 1.7%포인트 상승했지만, 현대해상(77%)과 DB손해보험(76.8%)은 소폭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