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구애 나선 국민의힘…"먹고사는 문제 더 시급"

14일 김기현 대표 취임 후 세 번째 호남행 "경제 챙기는 데 소홀함 없어야" 호남 예산정책협의회…예산 지원 약속

2023-06-14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광주를 방문해 "호남지역에 필요한 것은 민주화 정신을 승계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고 우리에게는 더 시급한 과제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호남 방문은 취임 후 세 번째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먹고사니즘'을 강조하며 호남 민심 공략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14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을 방문해 이같이 말하며 "기아차 광주공장이 앞으로 더 크게 투자해 광주 지역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지역 발전의 큰 모티브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아차가 광주에 있는 게 반가운 일이고, 광주뿐만 아니라 전남·북 지역에 더 많은 기아차 관련 업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달라"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지역균형발전과 자동차산업,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경영진과 노동자들의 수고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기아차 공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민주화 정신을 계승하는 것 외에 경제 문제를 챙기는 데에도 우리가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 대형 쇼핑몰을 약속했고, 그에 따른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기아차 광주 오토랜드와 같은 앵커 기업들이 호남에 많이 유치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챙겨 보겠다"고 했다. 특히 최근 국민의힘이 각종 설화로 물러난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후임으로 광주 출신의 김가람 최고위원을 선출한 것 역시 호남과 지역 청년 민심을 겨냥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차 광주를 방문해 지역 청년을 만나 복합쇼핑몰 유치를 약속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당시 "광주에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복합쇼핑몰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복합쇼핑몰과 같은 실천적 과제들을 같이 한번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 공약 사항으로, 인구 143만 명의 광역시에 복합쇼핑몰이 없다는 점을 파고들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복합쇼핑몰 부재가 호남 지역의 낙후성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작용하며, 오랜 지지를 보낸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을 홀대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후에는 광주·전남·전북 광역자치단체장들과 함께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지역 현안을 청취하고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김 대표는 호남 출신으로 국회 예결위원과 당내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정운천 의원을 소개하면서 "광주, 전라남·북도 예산을 책임지라고 했는데 아마 팔이 안으로 굽을 거라 좀 더 챙기지 않을까 한다. 예결위원회에서 활동할 때 호남 지역 예산을 챙기는 역할을 하는 교두보로 삼을 수 있도록 제가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가람 최고위원도 광주에서 태어나서 자랐던 분이기 때문에 특별히 호남에 대한 많은 애정을 가지고 필요한 사람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