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절벽에 韓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中 ‘리오프닝’ 효과 기대 이하…수출 부진 심화
2024-06-15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주요 경제단체들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민간소비·투자 위축과 수출 회복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3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
연구원은 하반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4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 감소세로 전환했으며 작년부터 이어진 고금리·고물가 충격이 반영돼 가계 실질구매력이 약화한 것도 내수 회복을 제한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지난해 기저효과로 4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지만, 하반기 들어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반도체 경기 부진 등으로 설비투자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아울러 연구원은 수출의 경우 반도체·중국 시장 불황이 장기화했고, 글로벌 투자가 위축돼 하반기 기대감이 약화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국내 경기둔화에 따른 수입 수요 약화 등으로 하반기까지 감소세를 이어가고, 연간 무역수지도 적자일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도 고금리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와 주요국 경기 불황으로 인한 대외부문 부진 등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5%에서 1.3%로 0.2%포인트 낮춘 바 있다. 한경연 측은 금리 상승으로 소비·투자 위축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해 수출 부진이 극도로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수는 민간소비·설비투자·건설투자의 ‘트리플 약세’로 회복이 어렵겠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내수에서 비중이 가장 큰 민간소비 성장률은 작년(4.3%)보다 2.2%포인트 낮은 2.1%로 전망됐고, 설비투자는 주요국 경기 회복세 약화에 따른 대외 수요 감소로 -3.6%, 건설투자는 원자잿값 급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0.5% 각각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