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3기신도시 공약까지는 좋았는데… "도대체 언제 타요?"

남양주 왕숙 지나는 GTX B노선 내년 상반기 착공 "5~6년 걸리는 철도 공사 특성상 현실적 어려움 있어"

2024-06-15     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국토교통부가 최근 3기신도시의 ‘선(先)교통 후(後)입주’ 원칙을 재확인한 가운데 3기신도시와 서울을 잇는 각종 철도 노선이 개발될 예정이다. 일부 신도시는 입주 전 철도 교통 마련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달 중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 지구가 착공된다. 지난 2022년 11월 착공된 인천 계양을 포함한 총 6곳이 올해 9월까지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입주는 인천 계양이 2026년 12월로 가장 빠르고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이 2029년 1월로 가장 마지막에 예정됐다. 2기신도시가 현재까지 교통난을 겪고 있는 점을 보완하고자 3기신도시는 입주 전에 교통 인프라를 마련한다는 선교통 후입주 원칙이 적용된 상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남양주 왕숙 지구에는 경춘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과 지하철 9호선‧8호선(별내선) 연장 등이 광역교통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남 교산지구에는 서울 지하철 3호선의 송파~하남 연장이 추진되고 있다. 당초 철도 계획이 없었던 인천 계양과 부천 대장은 GTX B노선과 슈퍼 간선급행버스체계(S-BRT)를 연결하는 등의 방안이 검토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5월 31일 남양주시와 LH의 지역특화발전을 위한 공동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과거 신도시는 입주가 끝날 때까지도 교통이 해결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았지만 왕숙 지구 등 앞으로의 신도시 개발에서는 그러한 사례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마련해 왕숙지구가 선교통‧후입주 원칙을 실현하는 모범사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 업무보고에서 국토부가 발표한 선교통 후입주 원칙을 원 장관이 재확인한 셈이다. 다만 철도 공사의 통상 공사기간이 5년 이상인 만큼 여전히 2024년 착공 시 2029년이나 돼야 철도교통 인프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정한 3기 신도시 준공 목표 기간을 넘어선다. 고양 창릉 신도시를 지나는 GTX A노선은 운정역~서울역 구간 내년 하반기 내 부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지역 주민과의 갈등으로 삼성역을 제외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황 침체기인 만큼 시공을 맡을 건설사들이 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렵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철도 공사 기간이 5~6년 정도 걸리는 만큼 국가 정책 사업임에도 정부가 약속한 선교통 후입주 원칙을 지키기는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외에도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보상 문제와 정부의 예산투입시기 등 같은 걸림돌들이 있어 사업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 부지 인근 지역 주민의 불만도 나왔다. 남양주 왕숙 지구 인근인 퇴계원읍 주민 A씨(32세‧남)는 “7~9시 출근 시간대 경춘선은 배차 간격도 10~20분으로 긴데 이마저도 별내역에 도착할때는 가득 찬다”며 “가끔 승객들끼리 고성까지 오가는 상황에 GTX 없이 왕숙 지구가 들어서면 경춘선으로 유입될 텐데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