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IRA 불확실성은 K-배터리 리스크
IRA 까다로운 광물조건… 美와 FTA 미체결국 보조금 제외 최정우 포스코 회장 “아르헨티나, 인니 IRA 수혜 여부 걱정” 포스코, SK가 투자한 아르헨, 인니, 美와 광물협정 체결 협상
2024-06-15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최근 새로운 규제 법안에 우리가 아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 캐슬린 스티븐스 이사장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아르헨티나와 인도네시아 사업을 통해 조달하는 리튬, 니켈이 IRA의 수혜 대상이 될 것인가가 가장 걱정”이라고도 밝혔다. IRA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주면서도 여전히 불확실성 리스크가 상존하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주요 투자처인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이 IRA 수혜 대상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아르헨티나 염수 기반의 이차전지소재용 수산화리튬 공장을 율촌 산업단지에 착공했다. 이번 수산화리튬 공장 착공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2단계 투자의 일환이다. 수산화리튬의 원료가 되는 탄산리튬을 생산하는 상공정은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하고,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하공정을 국내에 둔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포스코의 공정이 IRA 수혜 조건에 포함되는지는 불투명하다. IRA은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40% 이상 사용한 배터리 보조금 조건을 내걸고 있다. 이 40% 비율도 매년 10%p씩 올라가 2027년에는 80%가 된다. 사실상 미국 또는 미국 FTA 체결국이 아닌 국가에서 공정이 포함될 경우 IRA 보조금 수령 가능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미국과 FTA 체결국이 아니다.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투자에 나선 인도네시아도 사정이 아르헨티나와 비슷하다. 인도네시아도 미국과 FTA 체결국이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니켈 등 인도네시아산 광물은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에서 짓고 있는 수십억달러 규모 공장에 필요한 중요 요소”라고 분석했다. 포스코는 올해 초 중국 광산업체 닝보리친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 니켈 중간재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SK온은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인 거린메이(GEM)와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는 IRA 수혜를 받기 위해 미국과 협상에 나서고 있다. 페르난다 아빌라 아르헨티나 연방 광업 차관은 “미국 외교 당국자들과 아르헨티나의 IRA 혜택에 대해 논의해 왔고, 아르헨티나가 세금 공제 혜택을 받는 것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일랑가 하르타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은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에서 핵심광물협정을 IPEF의 무역 부문에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