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K-반도체, 초격차 기술·투자로 美·中 파고 넘는다

美, 對中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 연장…삼성·SK 한 고비 넘겨 글로벌 반도체 업황 ‘상저하고’ 기대…하반기 초과수요 전망 삼성, 1분기 불황에도 분기 최대 6.5조원 R&D 초격차 투자 SK, 238단 낸드 최초개발‧양산…서버용 메모리 신시장 개척도

2023-06-25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초격차 기술 및 투자로 미·중 갈등과 반도체 경기 불확실성을 넘는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영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을 통제하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회사 전체 공급량의 40%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의 D램 생산량도 회사 전체 공급량의 절반 수준이다.

일단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로 한 고비는 넘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지난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와 만나 “한국과 대만 기업에 대한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의 수출통제 유예 조치가 당분간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도 ‘상저하고’ 기대감이 나온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신 리포트에서 올 3분기부터 D램 수급이 초과공급에서 초과수요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 공급량이 2Gb(기가비트) 칩 기준 1043억6200만개로 수요량인 1054억1900만개보다 10억5700만개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초격차 기술 및 공격적 투자로 돌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차세대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 확대를 더욱 견고히 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신규 응용처와 데이터센터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솔루션을 제공해 메모리 솔루션 공급자로서 타 메모리 업체와 차별화를 추구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기술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확보를 위한 투자도 멈추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늘려 6조579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5조9226억원)보다 11.1%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고객 서비스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해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높여 나갈 예정이다. 상반기에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의 안정화로 선단 공정 기술 리더십을 이어간다. 시스템 LSI는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신규 사업모델 기반을 구축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내실 있는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서버용 메모리, 고부가가치 D램의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38단 낸드를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PC용 cSSD(Client SSD) 솔루션 제품을 개발해 지난달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세계 최고층 낸드인 238단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메모리 신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초 자사가 개발한 10나노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을 인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인증을 받았다. 1a DDR5는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공정이 적용된 메모리다. 10나노급 4세대 D램이 인텔의 인증 받은 건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지난달 현존 D램 중 가장 미세화된 10나노급 5세대(1b)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이 기술이 적용된 서버용 DDR5를 인텔에 제공해 ‘인텔 데이터센터 메모리 인증 프로그램’ 검증 절차에도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현존 최고 용량인 24GB를 구현한 HBM3 신제품을 개발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은 고성능 컴퓨팅을 요구하는 생성형 AI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 제품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