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분기 실적예상치 뚝뚝…PF 충당금·미수채권 등 악재로

1분기 호실적 불구 거래대금 감소 등 유동성 축소  IPO 시장도 저조...“증권가 2분기 눈높이 낮춰야”

2024-06-18     이광표 기자
1분기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증시 회복에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증권사들이 2분기엔 실적 경고등이 켜졌다.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이 줄면서 수수료 수입 감소에 따른 타격이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유동성 감소와 차액결제거래(CFD) 미수채권 악재 등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평균 17조 6000억원이었던 거래대금은 4월 평균 26조 4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5월에는 평균 18조원으로 전월 대비 31.7% 감소했다. 4월을 기점으로 '피크아웃'하는 모습이다.  회사채 발행액도 기세가 꺽였다. 1분기 30조9000억원으로 역사적 최고치를 기록했던 회사채 발행액은 2분기 들어 지난 14일 기준 20조9000억원으로, 1분기 수치를 뛰어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 지표로 여겨지는 기업공개(IPO) 시장 역시 상장 기업수가 지난 4분기 52개, 올해 1분기 27개에 이어 2분기는 22개로 저조한 모습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차액결제거래(CFD) 등도 실적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대한 PF 리스크 관리조치의 일환으로 부실 징후가 있는 PF 여신에 대한 신속한 충당금 적립 및 상각 조치를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CFD 미수채권 문제로 인해 증권사들은 손실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이 더해지면서 실적 악화의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증권사별 8개 종목 관련 CFD 미수채권 규모(추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기준으로 12개 증권사의 미수채권 금액이 총 2521억9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8개 종목에 대해 미수채권이 발생한 증권사는 12곳으로 이 중 6곳은 그 규모가 1000억원을 넘었다.  분위기 좋았던 1분기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의 '2023년 1분기 증권·선물회사 잠정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1분기 60개 증권회사의 순이익은 3조 896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 586억원)보다 1조 8382억원(89.3%) 증가했다. 그나마 증시 대기성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48조원대까지 떨어졌던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제외)은 지난 14일 기준 52조8195억원으로 집계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거래대금 평균은 1분기보다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에 BK(Brokerage Fee)수수료는 증가했을 것이고 IB도 PF사업 재개되며 양호한 흐름"이라며 "금리가 최근 상승했고, CFD 및 PF관련 충당금 적립 등으로 트레이딩 수익이 1분기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호실적을 견인했던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손익은 하반기에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5월 이후 거래대금과 투자자 예탁금이 급감하고 있고, 시장금리는 반등하고 있으며 증시도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업황이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방어적인 측면에 더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적은 부동산 익스포저와 높은 배당수익률이 주가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금리 인상 마무리 국면에서 자본시장으로 유입됐던 유동성이 2분기 들어 다시 유출되고 있어 2분기 증권가 실적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거래대금, 채권발행, 기업공개(IPO) 모두 4월을 기점으로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로 당분간 자본시장 썰물 흐름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LCR 비율 유예 조치가 6월말로 종료되면서 최근 은행들이 수신잔고를 늘릴 필요성이 있다”며 “코로나 19때문에 이 비율을 92.5%로 완화했으나 이를 100%까지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박 연구원은 이같은 자본시장 유동성 유출에 따라 2분기 실적은 1분기와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거래대금 평균은 1분기보다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에 위탁매매 수수료는 증가했을 것이고 기업금융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 재개되며 양호한 흐름”이라며 “그러나 금리가 최근 상승했고, 차액결제거래(CFD) 및 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으로 트레이딩 수익이 1분기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이상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하였는데 2분기는 실적에 대한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