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고위공무원, 부적절 처신 논란...오정훈 교육장 민원에 불성실 대처
2023-06-18 전길헌 기자
매일일보 = 전길헌 기자 | 서울시교육청 소속 일선 교육장이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막말과 권위적인 발언으로 주변을 아연하게 했다.
최근 본보는 서울동작교육지원청 오정훈 교육장에게 직원들 비위, 부당인사 의혹 등과 관련 수차례 취재협조를 요청했지만 '출장이다. 회의다. 연가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에 본보와 경인미래신문은 서울동작관악교육지원청을 약속과는 상관없이 직접 방문해 취재협조를 요청했다. 오 교육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한 기관의 장이 한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이해할 수 있는 선을 넘는 막말을 쏟아냈다 교육청 직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묻자 "직원들과 관련된 사항을 내가 왜 해명해야 하나, 난 그런 의무가 없다"거나 '기회 줄 때 잠깐만 묻고만 가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했다. 또 대뜸 "밖이 하도 시끄러워서 잠깐들어 오라고 했다"는 등 기자들이 마치 취재 구걸이라도 한 듯이 취급했다. 기자들은 교육장실에 놀러간 게 아니다. 국민과 교육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취재에 나선 것이다. 조선시대 벼슬아치들이 집밖에서 소동이 일면 머슴에게 무슨 일인지 묻고 집안으로 불러들이는 정통사극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아마 그 당시 대감마님은 자기집 방문객에게 커다란 은혜를 베풀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것뿐이 아니다. 대화 도중 오 교육장은 '내가'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80년대 서슬퍼런 군사정권시절 전두환 대통령 동정을 보도하던 KBS9 뉴스가 떠올랐다. 뉴스 시작과 동시에 전 대통령은 첫머리 발언서 '본인은....' 이란 표현을 즐겨썼던 기억이 난다. 그 시대 최고로 권위적인 단어로 통했다. 권위의 상징이다. '내가'나 '본인'이나 의미는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요즘 어지간해서는 '내가'란 표현은 아랫사람에게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여러번 사용했다. 그것도 민원인을 상대로. 한 지역의 교육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고위공무원의 언어선택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교육장이란 자리는 기분에 따라서 아무 표현이나 쓰고 사람을 가려서 만날 사적인 자리가 아니다. 기분 나쁘다고 안 만나고 기분 좋다고 얼씨구나 하고 만나는 자리가 아니란 말이다. 저질러진 문제에 대해 해명하기 싫다고 회피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국민들은 교육장에게 그런 권한을 주지 않았다. 싫든 좋든 언제든지 국민과 교육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 것이 의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 교육관계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앞에서도 '내가'라고 말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민원인에겐 상당히 모욕적인 언사다. 이 같은 기관장의 태도는 교육소비자는 물론 임명권자인 조희연 교육감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행위일 수도 있다"며 "아주 부적절한 처신이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오정훈 교육장은 올해 58세로 2019.3. ~ 2021.2. 이수중학교 교장, 2021.3. ~ 2022.8.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문화예술과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