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돌고”…유통가에 부는 뉴트로 ‘열풍’
MZ세대, 기성세대 등 전 수요층 공략 용이 패션업계, Y2K 재해석한 신상품 지속 선봬
2024-06-19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유통업계에 뉴트로(New-tro) 열풍이 거세다. 옛 스타일을 현대풍으로 재해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뉴트로 트렌드’는 중장년층에겐 추억의 향수에 빠져들게 하고, 신세대에겐 신선함과 재미를 제공하는 요소를 지녔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뉴트로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패션업계다. 소위 ‘Y2K’ 패션으로 일컬어지는 스트릿 스타일에 이어 키링 패션까지 재유행하자 패션업계에서 과거 브랜드를 부활시키거나 뉴트로 패션 스타일로 가미해 선보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뉴트로 트렌드에 발맞춰 ‘에피그램’, ‘아카이브앱크’ 등 브랜드별 레트로 감성을 입혀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피그램’은 2000년대 인기몰이를 한 카고바지 재조명에 나섰다. 에피그램의 ‘여성 카고바지’는 주머니 디테일에 힘을 주면서 입체적인 아웃 포켓 장식이 특징이다. 코튼혼방 소재를 적용해 신축성이 좋고 다양한 룩으로 승화하기 캐주얼 디자인을 겸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카이브앱크’는 정제된 취향과 독특한 감성을 제안하는 패션 브랜드다. 아카이브앱크가 선보이는 ‘미니 플링 키링’은 브랜드 대표 상품인 플링백을 열쇠고리 형태로 작게 만들어 ‘가방에 가방’을 달고 다니는 포인트로 강조한다. 또한, 코오롱몰은 여름 시즌 가수 조성모의 인기곡인 ‘투헤븐’을 소재로 한 광고 영상 ‘Y2K(Year 2 Kolon mall) – ‘투헤븐’ 뮤직 드라마와 숏폼 2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LF는 힙합, 레게, 락,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적인 요소를 접목해 X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던 토탈 캐주얼 유니섹스 브랜드 ‘티피코시’를 다시 꺼내들었다. 앞으로 피티코시를 더욱 새롭고 힙(HIP)하게 재해석해 사업 전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LF 티피코시 관계자는 “거세지는 뉴트로 트렌드 열풍에 LF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중 티피코시가 시장에서 Z세대에게 독특하고 새롭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재론칭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토종 청바지 브랜드 ‘잠뱅이’도 해빙기를 거쳐 부활 신호탄을 쏘고 있다. 전성기 매출은 400억원 규모까지 달했지만, 오프라인 매장 중심 사업 방식 고수, 해외 브랜드 유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뒤쳐지기 시작했다. 2021년부터 무신사 등 플랫폼에 진출하고 청바지, 조거 팬츠, 카고 팬츠 등 상품군을 강화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뉴진스 ‘디토(Ditto)’ 뮤직비디오가 인기를 끌자 ‘디토 감성’으로 일컬어지는 레트로 스타일의 카메라, 사진 필터, 캠코더 등도 트렌드로 확산하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달 에이블리 내 가전·디지털 카테고리 주문 수는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하고, 거래액도 145% 올랐다. 이는 패션 카테고리에 이어 디지털 카테고리까지 퍼지고 있는 Y2K 현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에이블리는 오는 26일까지 레트로 카메라를 포함한 다양한 라이프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마련한 ‘라이프 초특가 타임딜’ 기획전을 실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촌스러운 레트로를 넘어 최근 취향에 맞게 새로 반영된 뉴트로 트렌드에 대해 기성세대가 추억과 반가움을, 젊은세대는 이색적인 문화로 느끼는 분위기”라며 “자신의 신념을 소비로 표현하는 ‘가치 소비’와 소비를 통해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가 늘어나면서 뉴트로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