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리스크 없다”…가상모델 활용 마케팅 봇물

이머진 리서치 “가상인간 시장 2030년 700조원까지 성장할 것” 가상모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효과적‧시공간 제약받지 않아

2023-06-19     강소슬 기자
유통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유통업계가 가상인간(버추얼 휴먼‧Virtual Human)을 전속 모델로 발탁하는 등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 작업에 착수해 눈길을 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가상인간 ‘와이티(YT)’를 SSG닷컴의 정식 쇼호스트로 발탁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2021년 가상인간 ‘루시’를 공개해 매월 정기 라이브 방송 진행자로 활용 중이다. 패션업계와 식품업계도 가상인간을 모델로 기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가상모델은 현재 100% 완벽하지 않지만, 실제 유명인이나 연예인과 달리 예측하기 어려운 사생활 리스크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시공간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 또한 DX(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라는 기업의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머진 리서치에 따르면 가상인간 시장은 2030년 5275억8000만 달러(약 7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가상인간 시장 규모가 2025년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간 인플루언서 매출인 13조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 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 2월 가상인간 루시를 자체 개발하고, 올 초부터 생방송 쇼호스트로 출현시켰다. 처음 데뷔 당시 가상모델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루시는 메인 쇼호스트로 데뷔한 첫 방송에서 미우미우의 가방 4종과 카드 케이스 3종을 25분만에 완판시켰다. 이후에 판매한 미니 건조기도 40분만에 전량 판매했다. 롯데홈쇼핑 내부에는 루시를 인플루언서로 육성하는 디지털휴먼팀까지 갖췄으며, 현재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모델이 대본을 읽으면 실시간으로 루시 고유의 목소리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인간의 개입 없이 완전 자동화된 가상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롯데홈쇼핑의 최종 목표다. 신세계그룹의 가상인간 YT(와이티)도 지난달 SSG닷컴의 정식 쇼호스트로 데뷔했다. 앞서 쓱닷컴은 두 달여간 와이티를 활용한 테스트 방송을 여러 차례 진행해 쇼호스트로서 와이티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3월 선보인 SK-II의 ‘MD톡’ 콘텐츠를 통해 발생한 매출만 2억원에 달하는 등 휴먼 쇼호스트가 진행한 콘텐츠 대비 평균 30%가량 높은 뷰수와 매출을 기록했다. 패션업체 LF는 약 1년간의 기획 끝에 가상 패션모델 ‘나온’을 최근 공식 데뷔시켰다. 나온은 국내 패션 브랜드 던스트, 분더캄머, 레이스 등과 손잡고 화보 촬영에 나섰다. 동원F&B는 지난달 4인의 가상모델 가족인 ‘신선 패밀리’를 유가공 브랜드 ‘덴마크’의 새 모델로 기용했다. 4인 가족 가상인간 브랜드 모델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선보인 가상모델은 샤넬과 지방시와 같은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과거와 달리 가상모델은 실제 인플루언서나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며 “가상모델을 활용한 마케팅 성공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유통업계의 가상모델 활용 마케팅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