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韓, 글로벌 제약·의료 중심국으로… 제약주권·의료관광 강화
대웅제약·한미약품, 제약 산업 선진화… 글로벌 사회에서 각광 삼성·SK바이오·셀트리온, 의약품 불균형 해소할 기업으로 주목 정부, 의료관광 활성화 전략 발표 “외국인환자 70만명 목표”
2024-06-25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및 의료 기술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글로벌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회에 선진적인 의약품 제조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기관과 적극 협력하며 교류에 나섰다. 정부는 외국인들의 의료관광을 활성화해 의료 선진국 이미지를 널리 전파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해외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보인 경우는 △전통제약사 중에서는 대웅제약, 한미약품 △바이오 업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다. 지난달 아투카, 젠비라 바이오사이언스, 아이프로젠 등 캐나다의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 CEO로 구성된 캐나다 사절단은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방문했다. 한미약품은 오랜 기간 축적한 R&D 역량을 토대로 원료 및 완제의약품 제조와 품질시험, 허가자료 작성까지 가능한 ‘엔드 투 엔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정 전반에 적용된 자동화 시스템과, 고객사 요구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연함이 특징이다. 사절단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한 플랜트의 제조 역량과 개발 노하우를 확인하고 본국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모색했으며, 오픈 콜라보레이션(개방형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대웅제약은 신약 기술을 앞세워 ‘선진국 스타일’로 사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 올해 체결한 3건의 신약 및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은 1조162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지난해 7월 발매 후 1년도 채 안돼 필리핀, 에콰도르, 칠레 해외 3개국에서 연달아 품목허가를 취득하며 차세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산 일부 신약들이 시장성에 부응 못해 급여 취소 수순을 밟는 것에 비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국내 바이오사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세계 무대서 확대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글로벌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됐으며,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도국의 의약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지난달 세계보건총회 기간 글로벌 공중보건 리더들이 모여 공평한 글로벌 백신 공급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민간기업 대표 패널로 초청, 세계적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자리에서 합류하게 됐다. 현재는 이미 끝물로 평가되는 백신 사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안재용 사장은 “차세대 팬데믹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 제약산업”이라며,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세계 최고의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산업 역량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약품 부족 현상을 해결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월에는 18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춘 5공장 증설을 결정, 2025년 9월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의약품 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시장 점유율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세계 의약품 불평등 해소에 기여하는 ‘바이오 시밀러’ 산업을 확대,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세계 의약품 매출 1위를 차지했던 애브비의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의 미국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해당 제제 개발에 이미 성과를 보인 셀트리온의 입지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오는 7월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선진적인 의료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의료관광’ 산업도 정부의 힘을 얻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2027년 외국인환자 7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출입국절차 개선 △지역·진료과 편중 완화 △유치산업 경쟁력 강화 △한국 의료 글로벌 인지도 제고 등 4대 부문별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지난해 전체 진료과목 중 내과통합 수요는 전체의 22.3%(6만 5424명)이며, 성형외과의 비중은 15.8%(4만 6314명), 피부과는12.3%(3만 6060명)다. 전년대비 피부과가 201.0%, 성형외과가 177.7%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만큼, 엔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는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큰 사업이다. 복지부는 집계된 유치실적을 토대로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박민수 제2차관은 “외국인환자 유치는 관광 등 다른 분야에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산업”이라며 “현장에서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