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통업계, 친환경 ‘스마트팜’ 기술 확보 경쟁
내부 검품 기준 강화‧물가 급등 대비…고부가가치 신사업 주목 신선식품 품질‧가격 경쟁력 확보위해 필수…기술 투자 적극 확대
2024-06-19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유통업계 새 먹거리로 ‘스마트팜’이 떠올랐다.
‘스마트팜’은 원예‧과수·축사 등에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원격·자동으로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이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미래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팜채소는 실내 수경재배로 수확해 미세먼지와 병충해로부터 안전해 농산물 수급 불안 요인을 줄일 수 있다. 더욱이, 자원을 낭비하지 않아 친환경적이어서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실제로 팜채소에 관한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은 국내 스마트팜 시장이 2020년 2억4000만 달러에서 2025년 4억9000만 달러로 매년 평균 15.5%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스마트팜을 통해 당도 등 내부 검품 기준을 상향시키고, 공정‧포장‧물류 이동을 최적화하고 있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예측 불가능한 작황 부진과 물가 급등에도 대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고 이커머스 업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단 복안이다. 홈플러스는 스마트팜 온실을 갖춘 ‘새봄네트웍스’와 협업관계를 구축하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환경제어시스템을 갖춰 원격‧자동으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성해 우수 품질의 토마토를 생산·납품하고 있다. 스마트팜 카페를 활용해 차별화된 체험형 공간도 구축, 고객 경험 확대에도 나섰다. 지난 5월 월드컵점에 오픈한 스마트팜 카페 ‘팜스365’가 대표적이다. 당일 매장에서 직접 수확한 채소를 샐러드나 음료로 즐길 수 있는 도시형 스마트팜 카페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판매한다. 특히 파종부터 수확까지 재배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어 안전한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롯데슈퍼는 올해 유통업계 최초로 자체 스마트팜 작물 브랜드 ‘내일농장’을 론칭했다. 산란 이후 포장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해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기 직전까지 한번도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내가 처음 집는 무항생제 계란’이 대표 상품이다. 고품질 원재료 확보가 실적을 좌우하는 식품업계도 스마트팜 사업 진출에 서두르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스마트팜에서 당일 수확한 신선한 채소를 급식 메뉴로 활용해 품질 경쟁력을 높였다. ‘초신선 샐러드’라 이름 붙인 해당 메뉴는 이달부터 본사 구내식당에서 운영 중이다.식재료의 유통 과정을 줄이고 포장재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활동의 취지에도 부합한단 평이다. 스마트팜 기기는 전문 업체의 관리하에 내부 온도 및 습도, LED 조명의 색온도, 급수 및 영양액 투여량 등을 조절하며 각 품종에 적합한 최적의 조건으로 운영된다. 아침에 재배한 채소를 당일 식단에 바로 반영하는 데다가, 채소의 신선도를 극대화하는 콘셉트이기에 수확 시에는 잎을 뜯어내는 방식 대신 포기 채로 거둬들인다. 재배 품종은 버터헤드레터스, 미니코스(로메인), 이자트릭스, 카이피라, 오비레드 등 다양한 잎채소 등이다. 풀무원은 우수 농산물 생산 기반 조성을 위해 경상북도 영천시 등 지방 자치 단체와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스마트팜(밀폐형 생산 시스템) 도입을 확산 중이다. 김 부문 세계 최초 ASC-MSC 해조류 인증을 획득한 ‘노을해심’을 필두로 지속가능한 해양 생태계를 위한 MSC, ASC 인증 제품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hy는 스마트팜 기업 ‘팜에이트’와 손잡고 무농약 수경재배 채소 판매 및 이를 활용한 공동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hy는 팜에이트로부터 고품질 채소를 제공 받아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확장한다. 특히, 프리미엄 샐러드 제품 라인업 확대에 집중해 판매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팜 사업은 아직 진출 초기 단계로 가시적인 성과를 논하긴 이르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원부자재 품질‧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반드시 확보해야할 미래 선진 기술이라 판단한다”며 “스마트팜 기술을 보다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