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변화해야 산다”…오프라인 유통 공룡의 진화
백화점업계, 올해 점포 리뉴얼에 1조3000억원 투자 오프라인 유통채널 강점 최대한 살리며 MZ겨냥 中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엔데믹 이후 소비지수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채널 강자들이 오프라인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는 올해 리뉴얼에 약 1조3000억원 투자를 단행한다. 대형마트들도 기존 상품을 진열하는 매대 역할을 벗고, 다양한 콘텐츠와 체험 요소를 더한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리뉴얼에 집중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해외여행 수요 급증에 발맞춰 내부 시설 및 온라인몰 리뉴얼 단행에 나섰고, 해외 오프라인 진출에 속도를 내며 입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소비 트렌드 변화에 가장 민감한 분야는 유통채널이다. 백화점업계는 지난해부터 점포 내·외부 리뉴얼하고 브랜드 재구성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해 합산 투자 예정액은 1조 2357억원으로 지난해 9302억원보다 32.8% 투자 규모를 늘렸다. 세부적으론 롯데백화점이 올해 3889억원, 신세계백화점 5869억원, 현대백화점은 26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백화점업계는 매출 1등 공신인 명품 브랜드들이 엔데믹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자 새로운 돌파구 일환으로 체험형 공간과 문화 콘텐츠 등을 늘렸다. 특히 F&B, MZ세대가 선호하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채우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업계도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빠르게 점포와 콘텐츠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기존과 다른 복합쇼핑몰 형태의 점포 리뉴얼을 확대하는 동시에 식품 중심의 그로서리(Grocery·식료잡화) 공간 확대와 스마트팜·자동차 쇼룸 등 다양한 이색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해 집객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오는 7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 리뉴얼 재개장을 포함해 올해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운정·야탑·북수원·시화 등 총 4개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 오픈해 목표한 17개점 리뉴얼을 완료했다. 홈플러스는 연내 고객 편의와 체험을 극대화한 차세대 콘셉트의 점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어린이수영장·키즈카페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도 키워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2개 점포를 리뉴얼 했다. 올해 부산 동래점을 주변 상권 변화에 따른 신규 콘텐츠를 강화해 리뉴얼 개장했다.
면세업계는 해외 진출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서는 한편, 온·오프라인 리뉴얼 단행에 적극적이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기간 호주 시드니 시내점과 베트남 다낭 시내점 등 신규점 2곳을 연 데 이어 6월 호주 멜버른 공항면세점도 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도쿄, 다낭, 멜버른, 시드니 등 4개의 시내면세점과 간사이, 괌, 다낭, 나트랑, 하노이, 브리즈번, 다윈, 웰링턴 등 8개의 공항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롯데면세점은 김포공항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해외 화장품 브랜드를 새로 입점시켰으며, 매장 한편에 설치한 대형 LED 화면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관광 및 문화를 알릴 계획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홍콩 첵랍콕공항점, 마카오 공항점 등 3개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라면세점도 올 초 김포공항점 리뉴얼을 단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온라인몰에 관심 상품을 제안하는 추천관 ‘바이 미’(BY ME)를 새롭게 오픈했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기간 억눌려왔던 오프라인에 대한 니즈가 분출되자 정통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해당 수요를 잡기 위해 많은 연구와 자본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비대면 온라인쇼핑이 ‘편리함’으로 각광받았다면, 오프라인은 오감을 활용한 감각적인 공간 마케팅이 무기다. 앞으로도 오프라인 강화를 위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