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에 눌린 은행주 상승장서 ‘역주행’

호실적‧분기배당에도 반등 제약 국민연금도 보유 비중 축소

2024-06-19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올 들어 코스피가 상승장을 질주하는 데 반해 은행주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호실적 전망과 분기배당에도 불구하고 관치금융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은행주 주가를 살펴보면 신한지주는 34550원으로 전일 대비 0.72% 하락했다. KB금융도 전일보다 0.31% 낮아진 4815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나금융도 40750원으로 0.24% 내려갔다. 우리금융만 전일보다 0.42% 상승한 11940원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꾸준히 올랐다. 지난 12일에는 장중 연중 최고치인 2650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은 2609.5로 장을 마감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코스피는 지난달 19일 2515.4에서 한 달 새 3.74% 올랐다. 반면 은행주는 이날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보다 하나금융은 3.21%, KB금융은 2.72%, 신한금융은 1.86%, 우리금융은 0.84% 낮아졌다. 은행주는 외국인 매도세 탓에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 간 우리금융,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주식을 총 4027억원 넘게 매도했다.

이에 더해 국민연금도 은행주를 내다 팔았다. 지난해 말보다 KB금융을 제외한 모든 은행주 지분을 낮췄다. 지난해 말 하나금융 지분율은 8.78%에서 지난 1분기 8.07%로, 신한금융은 7.69%에서 7.64%로 줄였다. 우리금융은 6.84%를 유지했다. 다만 KB금융은 7.85%에서 8.21%로 소폭 늘렸다. 지방금융 지분은 더 많이 줄였다. BNK금융은 9.15%에서 8.36%로, DGB금융은 10.05%에서 8.78%로, JB금융은 8.45%에서 6.42%로 낮췄다. 국민연금과 외국인이 국내 은행주를 팔아 치우는 이유는 올 들어 계속 심화하는 관치금융 우려 탓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청년도약계좌 출시로 지난주 은행주는 2.3% 하락해 코스피 하락률 0.6% 대비 다시 초과 하락세를 시현했다”며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압박에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잠시 주춤했던 외국인 매도세도 다시 강화 중”이라며 “은행의 사회공헌 역할이 계속 요구되는 점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은행 이자수익을 안정적으로 예상하면서도 주가가 상승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가 인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은행 이자수익 수준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긴 어렵다”며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와 무관한데도 주가가 하락해 바닥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주환원에 힘입어 하방리스크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은행들은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며 배당 규모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정욱 연구원은 “하반기 주주환원 기대감 회복 여지 등에도 불구하고 규제 우려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반등이 제약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의 모멘텀은 크지 않지만 하방리스크 또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부터 주주환원을 강화하기 위해 분기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예상 배당금은 KB금융 510원, 신한지주 525원, 우리금융 180원, 하나금융 600원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