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국내 먹거리 고갈된 보험사들, 해외진출 가속화
빠른 경제 성장·풍부한 생산가능인구 등 강점
2024-06-25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보험사들이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동남아 등 신흥국에 주목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저성장인 우리나라와 달리, 동남아 시장은 빠른 경제 성장과 풍부한 생산가능인구 등이 매력적이다.
25일 보험업계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최근 베트남 9위 보험사 BSH손해보험의 지분 75%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노이에 있는 BSH손해보험은 2008년 설립됐다. 베트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4.5%로 32개 손보사 중 9위다. DB손보가 베트남 손보사를 인수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15년 점유율 5위인 PTI손해보험 지분 37.32%를 사들여 점유율 3위 회사로 키웠다. 올해 2월에는 점유율 10위 VNI손해보험의 지분 75%를 매입했다. 높은 경제 성장률과 청년 비중이 높은 인구구조, 대외 개방도, 인도차이나반도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베트남 보험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베트남의 연간 보험료 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10년간 약 11% 커졌다. 수익성 역시 좋다. 금융감독원이 ‘2021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38개 해외점포는 지난해 9080만달러(10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보다 99%(4520만달러) 증가한 수치다. 이 때문에 동남아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앞서 한화생명은 2008년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미래에셋생명도 베트남 내 방카슈랑스 전문 프랑스 보험사 프레보아생명 지분 50%를 인수하고 지속적인 영업 확대 전략을 구사 중이다. 삼성화재 역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현지 법인을 갖고 있으며, 삼성생명은 태국에도 법인을 두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프랑스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메리디암(Meridiam) SAS’의 보통주 20%를 취득하며 글로벌 금융 투자 영역에도 진출 중이다. 이밖에 현대해상은 1976년 도쿄지점 설립을 통해 누구보다 발 빠르게 해외에 진출했고, 국내 대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 역시 총 12개의 해외 거점을 마련하고 장기화되는 보험업계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기 위한 신시장 확대를 지속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DB손보 관계자는 “국내 인구 감소와 보험시장 성숙화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최우선시해야 할 시장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