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블링컨·시진핑 대화, 좋은 진전…경쟁 관리할 것"

바이든, 블링컨 중국 방문 놓고 "대단한 일 했다" 올해 하반기 미중간 정상회담 개최 전망

2023-06-20     박성현 기자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미국 백악관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성과에 대해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를 내렸다. 이는 지난 2월 정찰풍선 갈등에 의해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었던 상황에서 양국 간 갈등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대화 창구를 복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린 지금 올바른 길 위에 있다"며 "블링컨 장관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진전이 이뤄진 것에 대해) 그런 식으로 질문할 필요가 없다"며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도 바이든 대통령의 캘리포니아행 방문 전 기내 브리핑에서 "(중국 측과)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눈 것은 좋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오판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모든 다양한 이슈에 열린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우리는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게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재차 밝히면서 블링컨 장관이 중국과의 협력 분야 등에서 지속적인 외교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시 주석과 잇따라 만나 양국 관계에 영향을 주는 각종 현안들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모두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시 주석은 블링컨과의 만남에서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이 중미 관계 안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바란다"며 "미국과 충돌하고 대립하는 것을 원치 않고 평화 공존과 우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중 일정은 2018년 이후로 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지난 2월 미중 간의 정찰풍선 갈등에 의해 양국 관계가 악화돼 대화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통해 정찰풍선 갈등 이전으로 관계를 되돌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친 부장이 미국 방문을 하기로 합의하면서 정상 간 만남 역시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하반기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방중에선 미중 간 이견을 재확인하면서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왕 위원은 블링컨 장관에게 "중미 관계가 침체된 것은 미국이 잘못된 대중국 인식을 갖고 잘못된 정책을 초래한 데 기인한다"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진정으로 준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장된 중국 위협론, 중국에 대한 불법적 독자제재 철회,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압박 포기,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 금지 등을 요구했다. 시 주석은 왕 위원과의 회동 내용을 거론하면서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