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IMD 국가경쟁력 28위 '2년 연속 하락'…재정 악화 영향

20일 스위스 IMD '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발표 바레인·말레이시아에 역전…'30-50클럽' 7개국 중 3위 경제 성과↑·정부 효율성↓…"재정 준칙 등 건전재정 노력"

2024-06-20     염재인 기자
20일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평가대상 64개국 중 28위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하락했다. 경제 성과 순위 등에서 올랐지만, 정부 효율성 등에서 떨어지면서 전체 순위를 끌어내렸다. 특히 재정의 경우 주요 순위가 모두 뒷걸음칠 쳤다. 정부는 정부 효율성 순위 하락에 재정 준칙 입법화를 비롯한 건전 재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D는 이날 '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작년·재작년 주요 통계 지표 및 설문 등을 토대로 우리나라를 전년 대비 1단계 하락한 28위로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2020년과 2021년 순위에서 23위를 기록한 뒤 지난해 27위로 4단계 낮아진 데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1989년부터 발표되고 있는 IMD 국가경쟁력 순위는 국가와 기업이 그들의 부를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평가한다. 경제 성과·정부 효율성·기업 효율성·인프라 등 4개 분야의 20개 부문을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평가 대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및 신흥국을 포함해 총 64개국이다. 작년 63개국에 쿠웨이트가 새롭게 추가됐다. 1989년 순위 발표 이래 우리나라 역대 최고 순위는 22위(2011~2013년)이다. 최저 순위는 41위(1999년)이다.  아시아·태평양 14개 국가 가운데는 7위로 1단계 하락했다. 인구 2000만명 이상 국가 27개 중에는 9위로 전년과 동일했다. 지난해 한국보다 순위가 낮았던 바레인과 말레이시아가 5단계 상승해 각각 25위와 27위를 기록했다. 카타르는 6단계 상승한 12위, 사우디아라비아는 7단계 상승한 17위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 조건을 만족하는 '30-50 클럽' 7개국 중에는 미국(9위)과 독일(22위)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단계 상승한 수준이다.
IMD
분야별로 살펴보면 경제 성과 순위는 지난해 22위에서 올해 14위로 8계단 상승했다. 고용(6위→4위)과 물가(49위→41위), 국내 경제(12위→11위) 등 세부 평가항목 순위가 작년보다 오른 결과다. 예상외로 호성적을 보이는 고용과 안정화 국면인 물가 상승률 등 지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효율성은 작년 36위에서 올해 38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재정(32위→40위)과 기업 여건(48위→53위), 제도 여건(31위→33위) 등 대부분 세부 항목이 전년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특히 재정의 경우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수지와 일반정부 부채 실질 증가율 등 주요 지표 순위가 모두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예산으로 증가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부터 하락세가 이어져 온 가운데, 올해는 2022년 예산으로 증가한 재정적자 및 국가채무 악화 등이 반영되면서 순위가 하락했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기업 효율성과 인프라는 각각 33위, 16위로 작년과 순위가 동일했다. 기업 효율성 세부 항목 중에서는 노동시장(42위→39위)과 경영 관행(38위→35위) 등 순위가 올랐지만, 생산성(36위→41위), 금융(23위→36위) 등 순위는 후퇴했다. 인프라에서는 과학 인프라(3위→2위), 교육(29위→26위) 등 세부 항목 순위가 뛰었으나, 인구 요인 등이 반영되는 기본인프라(16위→23위) 순위는 내려갔다.  정부는 이번 결과와 관련해 재정준칙 입법화 등 건전재정 노력과 공공혁신 가속화를 통해 정부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노동 등 3대 구조 개혁과 규제 개혁 등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 노력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