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인공,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끈 '황의 법칙'
‘미스터 칩&미스터 5G’ 황창규가 전하는 혁신의 본질과 삶의 자세 압도적 찬사를 받은 연세대 화제의 강의, 교수들도 찾아와 청강한 명강의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시공사가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인공, 황창규 전 KT 회장이 연세대학교에서 진행한 강의 내용을 묶은 <황의 법칙>을 출간했다.
위기를 극복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요한 것은 기술, 기업 그리고 리더다. 위기를 극복할 기술, 그것을 만들 기업, 그리고 이런 기업을 이끌 리더가 필요하다. 결국 모든 변화는 ‘사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황창규는 압도적 세계 1등을 달성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한국인이다.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매년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남긴 것은 물론,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반 기술이자 원동력인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미스터 5G’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또 글로벌 감염병 확산 방지 플랫폼(GEPP)을 통해 세계 보건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리스크 테이킹’에 관한 그의 통찰이야말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연한 기회에 국내 대학에서 재능 기부 형태로 일곱 번의 연강을 하게 된 그는 자신이 하버드대를 비롯한 유수 명문대에서 강의를 해왔지만, 국내 학생들을 대상으론 강의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최고의 강의’를 한국의 인재들에게 선사하기로 결심했다.
그리해 모든 노하우를 집약해 강의를 꾸렸고, 입소문을 탄 이 강의는 교수들도 청강할 만큼 극찬을 받았다. ‘황의 법칙’은 바로 그 강의를 묶은 책으로, 끊임없이 위험을 감수하며 미래로 향해가는 황창규 철학의 정수를 담고 있다.
4개월간 준비한 강의록을 모두 버리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준비해 탄생한 ‘최고의 명강의’
나만의 경쟁력을 키워 성장으로 향하는 길을 말하다
반도체와 통신 산업에서 황창규의 위상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처음 강의를 부탁받고 수업을 준비하며 그는 4차 산업 혁명으로 탄생한 다양한 기술을 소개하고, 경영 현장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안내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고백한다.
블록체인, 클라우드, 로봇, 인공지능에서부터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금융, 이커머스, 헬스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에게 따로 수업을 듣고 조언을 구할 정도였다. 그런데 강의안을 완성하고 살펴보던 중 그는 더 근본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
‘목표는 어떻게 세우는가? 혁신으로 가는 길에 따르는 위험은 무엇인가? 어떤 리스크를 어떻게 감수해야 하는가?’
결국 개인과 조직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은 ‘도전하고 성취하는 삶을 추구하는 자세’에 있다는 메시지야말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이자, 이 시대의 경영자들과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 예비 리더들에게 필요한 내용임을 깨닫고 4개월 동안 준비한 강의안을 전면 수정하기로 결심한다. 900분에 달하는 연세대 화제의 강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모든 혁신은 위기를 감수하고 뛰어들 때 탄생한다”
끊임없는 혁신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된 시대
우리를 성장으로 이끄는 ‘리스크 테이킹’
황창규는 ‘모든 혁신은 리스크에서 탄생한다’고 강조한다.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 이상으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스스로 리스크에 뛰어들어 이를 이겨내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도전을 추구하는 자세이자, 우리를 성과로 이끄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그 과정에서 전문가로서 반도체 기술의 핵심과 IT 역사의 변곡점들을 놓치지 않고 소개한다. 이후 데이터 통신이 미래 사회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을 예측하고 아직 4G 투자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 위험을 무릅쓰고 5G를 선언했던 일까지, 평생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향해 달려온 그의 이력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개인과 조직의 연결 고리가 희미해지는 시대
‘나다운 삶’과 조직 구성원으로서 사는 삶의 공존에 대해
초 단위로 세상이 급변하고 혁신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면서 기업과 개인이 짊어져야 할 리스크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도전의 가치가 희미해지고, 개인과 조직의 연결 고리가 희미해지는 시대에 도전 의식과 리더십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황의 법칙의 미덕은 바로 여기에 있다. 황창규는 경영자로서 독특한 포지션을 지닌 사람이다.
엔지니어와 조직 생사를 결정짓는 경영자를 모두 경험한 이는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인류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젊은 기술자의 패기는 훗날 감염병 확산 방지 플랫폼을 구축,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계 1등’을 해본 사람으로서 삶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어떻게 현실에 구체화시켰는지 안내하며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이 서로 다른 길에 있지 않다는 걸 증명한다.
일곱 번의 강의 내내 그는 도전의 방점은 ‘성장’과 ‘성공’에 있지 않다는 걸 강조한다. 현실에 안주해서는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없고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없다. 자신을 시험하지 않고선 절대 스스로에 대해서 알 수 없다. 그런 면에서 그는 도전의 진정한 가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깨달음을 준다는 것에 있으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깨닫는다면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조언한다.
그가 산업계에 남긴 경이로운 성과들은 이 책을 통해 비로소 황창규 철학의 증거가 된다. 오직 그만이 말할 자격을 갖추고, 그만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은 세계로 나아가려는 기업들은 물론 인공지능에 대적하는 인재가 돼야 할 이 시대 청년들에게 큰 무기가 될 것이다.
저자 황창규는 ‘메모리 반도체의 용량은 1년에 두 배씩 늘어난다’라는 ‘황의 법칙’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대한민국 반도체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다. 황의 법칙은 당시 반도체의 기준이라고 하는 ‘무어의 법칙’을 넘어 메모리 신성장론으로 인정받았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와 관련해 다양한 직책을 맡았고, 사장까지 오르는 동안 ‘세계 최초 256M D램 개발’ 등의 다양한 ‘세계 최초’를 기록했다. KT 회장으로 있을 때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할 준비를 마쳐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미스터 5G’로 불리기도 했다. 또 글로벌 감염병 확산 방지 플랫폼(GEPP)을 추진했다. GEPP는 감염병 발생 지역을 다녀온 사람을 로밍 데이터로 추적해 질병 확산을 막는데 활용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GEPP는 세계경제포럼에서 큰 반응을 끌어냈고,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이 KT와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를 진행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 학·석사를 거쳐 매사추세츠주립대학 전기공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 초대 국가 R&D 전략기획단 단장(국가 CTO), KT 회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