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규제 지옥’ 한국, 혁신기업 성장 막는다

신산업 분야, 각종 규제에 오히려 ‘후퇴’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 줄 규제혁신 필요

2023-06-20     김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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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혁신·신산업 분야의 벤처스타트업 성장세에도 산적한 규제가 이들의 사업화를 가로막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규제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대표적으로 퍼스널 모빌리티(PM)와 의료바이오 업계가 있다. 해당 업종은 실증 과정을 문제없이 통과하더라도,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사업화는 커녕, 중도 포기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빌리티 업계의 경우 소위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등 구조적인 한계로 산업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다수의 모빌리티 업체가 최근 영업손실을 입거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모습이다. 수익구조가 불안정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각지에 산적한 규제는 모빌리티 업계의 혁신과 발전을 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바이오헬스의 경우 많은 혁신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고용 창출 효과도 큰 신성장동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예방 및 맞춤형 의료 기술과 디지털 치료기기 등이 유망 아이템으로 꼽힌다.

정부 역시 바이오헬스산업이 저성장 시기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인 만큼, 기업·대학·연구소·병원 등이 한자리에 모인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보스턴 클러스터는 MIT와 하버드대 등 지역 명문대를 중심으로 연구소와 병원, 기업들이 모인 세계적인 바이오 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바이오 인프라 조성방안’을 발표하고 성장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방안을 추진한다. 디지털바이오 글로벌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각종 규제는 여전히 이들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큰 연관성이 있는 산업인 만큼 안전성 보장을 위해 마련된 규제도 있다. 다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임에도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형태다. 이러한 지적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제기돼왔지만, 오히려 규제 강화로 인해 발목을 잡힌 상태다.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규제 완화가 요구되고 있는 이유다.

규제혁신에 관한 정부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규제 뽀개기’ 행사를 통해 규제혁신을 예고했다. 규제뽀개기란 해결하기 어려운 다부처 복합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 장관이 직접 나서는 규제혁신 활동이다. 이 장관은 이날 벤처·스타트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 해소를 약속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도 혁신형 제약기업의 신속심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혁신에 나섰다. 지난 19일 신속심사 대상인 동시에 희귀의약품인 경우 각각의 지정절차를 통합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혁신형 제약기업이 개발한 신약에 대한 신속(우선)심사 지정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금까지 ‘네거티브 규제’를 추친해왔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 도움이 되는 규제혁신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바이오헬스 분야의 경우 안전성이 중시되는 만큼 규제도 다양해 업계에선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신산업 분야에 한해서라도 이러한 규제들을 다소 완화해준다면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