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발행 2.5배 쑥…대출금리 또 오른다
금융당국, 7월부터 관리기준 완화 LCR 정상화 대비…유동성 확보
2023-06-20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은행채를 중심으로 금융채 발행이 2배 넘게 증가하면서 대출금리도 잇따라 상승했다. 이달 말 유동성 규제 완화가 종료됨에 따라 은행채 발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은행채는 9조62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6825억원(144.3%) 증가했다. 은행채를 포함한 금융채는 18조986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9336억원(57.5%) 증가했다. 은행채 물량은 5월 만기 도래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시중은행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높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 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959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순 발행으로 전환한 것이다. 은행채 AAA 5년물 금리는 전월 대비 23.5bp(1bp=0.01%포인트) 오른 4.2%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코픽스와 대출금리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을 나타내는 지수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4.23~6.12%다. 지난달에는 연 3.63~5.48% 수준이었는데 하단과 상단이 각각 0.4%p, 0.34%p 상승했다.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는 까닭은 은행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달 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LCR은 고유동성자산을 향후 1개월간 순현금유출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은행 LCR은 100%가 적용되지만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시적으로 시장안정을 위해 LCR 규제를 92.5%로 낮췄다. 이날 금융당국은 은행 LCR에 대해 다음달부터 12월까지 95%를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100%까지 정상화하기로 결정했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도래 물량의 125%로 상향한 데 이어 LCR 규제 유예가 6월 말 종료되면서 은행채 발행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다음달부터 은행채 관리기준을 월별에서 분기별로 완화하기로 했다. 분산 발행 유도를 통한 채권시장 부담 완화를 위해 발행규모는 현행 지도 수준인 만기도래분의 125%로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