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0년 전기차 200만대 판매목표…10년간 36조 투입

같은 기간 미래 투자 109조원의 33% 2030년 현대차그룹 전기차 13종 출시 수소·로봇·AAM 미래사업 고도화 추진 중국 공략 절치부심…공장 2개만 가동

2023-06-20     최동훈 기자
사진=현대자동차

매일일보 = 최동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향후 10년동안 약 36조원을 투입해 전기차 경쟁력을 대폭 강화한다. 이를 통해 전기차 판매량 200만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3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현대차는 중장기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Hyundai Motor Way)’를 발표했다. 전략의 일환으로 2032년까지 10년간 투자할 109조4000억원 중 33%에 해당하는 35조8000억원을 전동화 관련 투자비로 책정했다. 2030년 전기차 부문 10% 이상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목표도 새롭게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 33만대를 시작으로 2026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목표치와 비교해 2026년, 2030년 판매 목표가 각각 10만대, 13만대 상향 조정됐다.

EV 판매목표 달성 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전기차 판매비중은 올해 8%에서 2026년 18%, 2030년 34%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중장기 전동화 전략의 세부 목표로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도입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 배터리 역량 고도화 및 전 영역 밸류체인 구축 추진 3가지를 제시했다.

전략 실행의 일환으로 2020년 말 공개한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에 이어 2025년 IMA 개발 체계를 완성하고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IMA를 통해 만들어진 차량은 차급에 상관없이 서로 공유하는 부품의 수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완성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현대차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현대차 4종, 제네시스 5종의 승용 전기차를 2세대 전용 EV 플랫폼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기아가 출시 계획한 4종을 포함하면 현대차그룹 신규 전기차 라인업이 13종에 달한다.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EV 생산 역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공장에서 전기차를 함께 생산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하고 전기차 전용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도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 체코, 인도 등 해외에서 가동 중인 공장에서 전기차생산 능력을 구축·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미국 조지아, 2025년 울산에서 각각 전기차 전용 공장을 가동 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개발 활동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환경 보호, 지속가능한 원소재 확보를 위해 폐배터리의 원소재를 재활용하는 체제도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그룹사와 협업해 안전하게 배터리를 회수하고 추출한 원소재를 배터리 제조에 다시 활용하는 ‘배터리 라이프 사이클’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차는 리튬메탈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소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수소생태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의 여러 주체들이 협업하는 ‘수소사업 툴박스(Toolbox)’ 구축을 추진한다. 수소 공급망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마련한 수소사업 툴박스는 △저탄소 철강(그린 스틸) 등 친환경 부품 적용 △수소에너지 기반 친환경 물류 시스템 도입 △수소전기차(FCEV) 판매 등을 아우르는 수소사업 모델이다. 현대차는 내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 참석해 구체적인 수소 사업 비전과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미래차 기술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전문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을 통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모셔널은 올 연말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상용화하고 글로벌 주요 지역에 로보택시 사업을 확대 전개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SW) 기반의 SDV 개발 체계 전환은 지난해 8월 인수한 ‘포티투닷(42dot)’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로봇 분야에서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보틱스랩 두 사업 주체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방침이다.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미국에 설립한 전문 기업 슈퍼널(Supernal)을 통해 AAM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아울러 현대차는 미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 속에 직면하고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수년 동안 어려움에 처한 중국 시장에서 수익성 제고와 이미지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사업 수익성 강화를 위해 2021년(중국1공장)과 지난해(중국 5공장)에 이어 올해 1개 공장을 추가로 생산 중단할 계획이다. 향후 남은 2개 공장을 매각하고 나머지 2개 공장에서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모델을 생산해 신흥시장을 공략한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조에 대응해 전기차 현지 생산 확대 추진, 부품 현지화 등을 실시한다. 또 배터리 수급 안정화를 위해 권역별 합작법인(JV)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현대차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투자, 주주환원 제고라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앞서 분기 배당 도입, 배당 성향 25% 이상 설정, 자사주 향후 3년 간 1%씩 소각 등의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현대차는 앞으로도 미래 기술 투자를 비롯해 투자 전략과 수익 창출, 주주환원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