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중도층 민심 잡는 핵심 키워드는 '민생'…"삶의 문제, 끝까지 풀 노력해야"

거대 양당 간 대립 구도에 중도층 이탈 행보 신인규 "중도 표심 의식해도 신뢰 회복 힘들어" 유재일 "대안 제시 넘어 희망 줄 수 있어야"

2024-06-25     박성현 기자
지난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 간 힘 겨루기가 지속되면서 중도층에서는 양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중도층의 표심 이탈을 막기 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지만,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믿음을 얻기 위해 민생 현안들을 지속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비토 정서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지난 16일 한국갤럽이 13~15일 전국 유권자 1000명에게 여야 대표가 역할에 충실한지 설문조사한 결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57%의 부정 평가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0%로 집계됐다. 특히 중도증에서는 57%가 김 대표를 부정 평가했고, 63%가 이 대표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중도 성향의 유권자 39%가 무당층이라고 답했다. 이를 놓고 양당은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20일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주축으로 삼은 혁신기구를 출범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기구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첫 의제로 선정하면서 진상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14일 광주에서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어 광주·전남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요청한 바 있고, 5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후 20일 강원도청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지원을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창립자인 신인규 변호사는 이 같은 행보를 보여줘도 중도층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중도 표심을 의식해서 여려가지 혁신위를 한다든가 광주를 찾아가지만,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본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는 한 껍데기 개혁만을 가지고는 돌아선 민심을 회복하기에는 매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본질적인 조치에 대해 "민주당인 경우 이 대표가 책임 정치를 부인하고 있는데, 책임 정치가 회복되지 않는 한 어려울 것 같다"며 "국민의힘인 경우 전당대회 때도 그랬듯이 정당 민주주의가 무너졌기에 대통령이 소속감을 느끼는 형태(당정 일체)로 당이 운영되는 한 중도에게 민심을 회복하기에는 매우 힘들다"고 설명했다. 양당 모두 당 대표의 리더십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민생 현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정당이 중도층 표심을 얻을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유재일 정치평론가는 "진영을 탈피한 이슈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따라서 달라진다"며 "20대 대통령 선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부동산 이슈로 인해 당선 희비가 갈렸다"고 언급했다. 유 평론가는 "집권당일 때, 선거 직전에 부동산, 교육 등 우리나라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에서 실수가 나왔을 때 표심을 대거 놓치게 된다"며 "욕망의 양대 축인 부동산과 교육 이슈에서 사단이 나면 그 진영 자체의 지지율도 떨어져 (그 당은) 박살난다"고 말했다. 이어 "내 문제를 해결해 주고 고민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로 돼 있는 대중 스타들이 있다"며 이국종 국방부 의무자문관, 오은영 박사,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을 꼽았다.  유 평론가는 "대중성 있는 문화 콘텐츠의 모티브가 됐던 사람이나 대중성이 있는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대안을 단순히 얘기하는 것만이 아닌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지웅 전 민주당 비대위원도 "정당에 기대하는 바를 최소한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보육의 문제라든지 주거 문제 등 민생 현안에 집요하게 풀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 전 위원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나고 있는데 대다수는 어떤 진영에 속하지 않은 분들"이라며 "삶의 문제들을 끝까지 풀려고 하는 노력을 한다면 중도층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신 변호사는 "민주당이 특정 법을 강행하고 국민의힘과 정부가 거부권을 쓰는 행위가 무한 반복되고 있는 상태"라며 "제대로 논의되는 상황을 회복해야 중도층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16일에 발표한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유선전화 RDD 5% 포함)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은 10.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